▲ 샘머리택견동호회는 매일 오후 9시 서구 샘머리공원에서 안순훈 지도자를 중심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 |
매일 오후 9시가 지나면 서구 샘머리공원에는 택견을 연마중인 동호인들의 쉴새없이 기합소리로 가득찬다. 마주보고 있는 양 선수가 어우러져 덩실덩실 춤을 추다가도 갑자기 발이 올라오더니 상대방 얼굴을 휘젖는다. '샘머리택견동호회'는 2004년에 5명의 동호인으로 결성, 현재 50여명의 동호인들이 택견의 매력에 흠뻑 빠져있다.
“운동하는 자리는 내가 지켜야 한다”고 말하며 매일 눈을 치워가며 운동하던 것이 현재까지 이어진 것이다. 동호인들은 매일 저녁 어스름히 해가 기울면 하나둘씩 모여들어 한바탕 굿을 펼친다.
얼굴과 도복에는 온통 땀투성이인데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이리저리 몸짓을 하는 것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억지스러움이 없다. 이들의 수련 모습만 봐도 내공이 가득하다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
수련 도중 아프지 않느냐는 물음에 “타격이 아니기 때문에 부상당할 염려는 없다”며 안심해도 좋다고 했다.
이옥순 회장은 “부드러움은 강함을 이기게 마련”이라며 “중추적인 자세를 잡기에 기본이 되는 운동”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동호인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좋아서 택견을 해온게 벌써 3년이 지났다”면서 “이제는 하루라도 빠지면 허전할 정도로 삶의 활력소가 됐다”고 덧붙였다.
택견은 적극적이면서도 상대를 다치지 않도록 상호존중하는 상생공영(相生共榮)의 철학이 있는 운동이다. 음악적이고 무용적인 리듬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택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택견의 호흡과 기본 동작은 하단전에 기(氣)를 축적해 오장육부를 튼튼하게 하는 것은 물론 활동력을 증가시켜 준다.
샘머리택견동호회에서 전임 지도자를 맡고 있는 안순훈 지도자는 “힘조절을 하지 못하면 특히 어려운 무예가 택견”이라며 “자신을 얼마나 다스릴 수 있는지가 실력 향상의 밑받침이 된다”고 말했다. 몸의 동작에 따라 반복되는 '익크 엑크' 소리가 무엇을 표현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안 지도자는 “익크는 능청능청 부드럽고 유연하게 몸과 다리를 쭉 뻗는 동작이다”며 “엑크는 굼실굼실 몸을 오무리는 동작이다”고 했다. 이어 “능청은 유연하게 뻗어가면서 탄력을 주고, 굼실은 빠르고 강한 힘을 함축한 부드럽고 가벼운 오금질”이라면서 “택견의 활개짓, 발질이 모두 이 능청맞고 굼실대는 몸짓을 근간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샘머리택견동호회는 택견의 기술과 역사와 관련된 자료를 공유하고 모임을 공지한다. 한번이라도 직접 택견을 접해보는 게 중요한 만큼 매일 모임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택견에 대한 열정과 능력을 함께 공유하고, 많은 동호인들이 배우면서 느끼고 있다”며 “몸에 무리를 주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 자랑했다.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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