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주중…'남북회담 회의록 실종' 관련 본격 확인 작업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등 의혹'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르면 이번 주 '회의록'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국가기록원을 방문할 예정이다.
1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김광수 부장검사)는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문서관리 시스템인 '이지원(e-知園)' 재구동을 위해 이르면 주중에 국가기록원을 비롯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보관 장소 등을 방문해 확인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지원 구동을 위한 준비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실체에 대한 접근이 잘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검찰은 그동안 이지원과 청와대 비서실 기록관리 시스템(RMS), 대통령기록물 관리시스템(PAMS·팜스), 국가기록원 내 기록물 열람 시스템 등에 대한 사전 조사 작업을 벌여 왔다.
또 이지원 프로그램 제작에 관여한 관계자들과 전 청와대 관계자, 국가기록원 관계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전산체계 등 프로그램에 대한 기초 조사를 했다.
이지원 등의 시스템이 복잡해 무작정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기록원을 방문했다가는 회의록 존재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통령에게 보고된 기록물은 이지원→ RMS→ 이동식 하드디스크→ PAMS(팜스) 등 4단계를 거쳐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된다.
팜스는 이지원과 저장·관리 방식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저장 방식의 이지원과 달리 팜스는 한글·엑셀 등 파일 자료를 문서 보존 포맷(PDF)으로 변환하고 원본과 PDF를 묶어 장기 보존 포맷(XML)이라는 특수파일 형태로 바꿔 암호화해 저장한다.
이런 암호화 저장방식으로 인해 일반 검색 방법으로는 기록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 보안상 요약 데이터가 없는 기록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통령기록관에는 이지원의 프로그램 소스와 원본 자료만 남아있다. 따라서 이지원을 구동하려면 서버가 필요하고 운영체계, 프로그램을 깔아야 한다.
검찰은 이지원 재구동 및 국가기록원 기록물 열람 계획을 수립한 뒤 조만간 서울고등법원과 서울중앙지법에 각각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대통령지정기록물을 열람하려면 서울고등법원장의 압수수색영장이, 일반 대통령기록물을 열람하려면 서울중앙지법원장의 압수수색영장이 필요하다.
서울고법원장이 대통령지정기록물 열람을 위한 압수영장을 발부한다면 지난 2008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벌어진 '국가기록물 유출사건'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검찰은 단계별 기록물 이관 과정에서 회의록이 누락 또는 폐기됐을 가능성, 국가기록원이 부실하게 관리했을 가능성 등 모든 의혹을 확인할 방침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회의록이 삭제됐다는 의혹도 제기된 만큼 관련 CCTV나 로그 기록 등도 모두 들여다볼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의문이 있는 부분은 모조리 살펴볼 계획"이라며 "볼 수 있는 건 다 들여다봐서 확실하게 의혹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통상적인 압수수색 대상과 달리 압수물을 외부로 반출하기가 어려운 국가기록원의 특수성을 고려해 여러 차례에 걸쳐 현장을 방문해 확인 작업을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점 등 때문에 압수수색이 마무리되고 실제 대화록 존재 여부가 파악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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