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냉방온도 제한으로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지만 바깥보다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에는 고객들이 몰리는 반면, 전통시장은 사람 구경조차 힘겨운 실정이다.
대형유통가는 무더위에 따른 폭염 마케팅을 펼쳐 재미가 쏠쏠하지만 전통시장은 생계유지조차 버거운 형편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일 30℃를 훌쩍 넘는 폭염과 잠 못 이루는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쇼핑객들의 변화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대형유통가는 폭염 마케팅을 펼쳐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무더위를 피한 쇼핑객들이 늦은 오후에 가족단위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을 찾는 것을 노린 것이다.
여기에 휴가철까지 겹쳐 매출은 주간보다 야간이 더 활발하게 오르고 있다.
실제 A대형마트는 오전과 야간에 할인율을 높인 타임세일을 진행, 오후 6시 이후 매출이 15% 가량 늘었다.
B대형마트 역시 야간 매출 비중이 60%에 육박할 정도로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이를 노린 업계의 다양한 마케팅도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한 회전초밥 전문점은 기상청 발표 기준으로 30℃가 넘는 날 방문하는 고객에게 반값 할인 행사를 전개하고, 화장품 업체 역시 30℃가 넘을 경우 매장을 찾는 고객에게 1+1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형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실내 냉방온도 제한에 따라 백화점의 경우 고객이 몰리는 만큼 매출이 비례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대형마트는 가족단위의 '올빼미 쇼핑족'이 몰리면서 상당한 매출이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형유통업체에 고객들이 몰리는 반면 전통시장은 폭염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아케이드 등 햇빛가림 시설이 설치돼 있어도 한낮 기온이 30℃를 훌쩍 넘기면서 고객들이 장 볼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더욱이 올해는 49일간의 긴 장마 탓에 매출이 급락한데다 폭염까지 이어지면서 생계유지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그나마 문을 열고 고객들을 기다리는 상점마다 폭염에 판매할 상품들이 상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가까스로 버티고 있다.
전통시장 한 관계자는 “요즘 같은 날씨에는 상인 중 절반 가까이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고 있는 것”이라며 “손님은 없고, 채소류나 생선 등의 신선도가 중요한 상품은 무더위에 상품가치가 떨어지기 일쑤여서 이중으로 손해를 보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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