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삼성 전부회장 딸인데…” 재벌녀 사칭 투자사기

충남청 광수대 여성 2명 입건, 부동산 경매 미끼 9명에 22억원 받아 가로채

삼성그룹 일가의 딸을 사칭해 수십억원을 가로채려 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1일 피해자들에게 경매물건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수십억 원 상당의 투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이모(여·31)씨를 구속하고, 홍모(50)씨는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부동산 경매 물건을 되파는 수법으로 큰 이득을 벌 수 있다고 속인 뒤,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박모(여·41)씨 등 투자자 9명에게 22억원을 받아챙긴 혐의다. 같은 수법으로, 모 생명보험회사한테 50억원 상당의 투자자금을 가로채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씨는 인터넷 역할대행 사이트에서 홍씨를 고용한 뒤 홍씨에게 은행지점장 역할을 맡겼다. 이에 투자자들과 만날 때는 홍씨로 하여금 자신을 삼성그룹 전 부회장의 숨겨진 딸로 소개하도록 했다.

재벌녀로 행사하고자 운전기사가 딸린 고급 승합차를 이용했으며, 경호원 3~4명을 고용해 주변에 배치하며 주변의 시선을 끌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70억원이 찍힌 가짜통장이나 가짜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보여주며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던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들은 농민과 자영업자는 물론 병원장 부인 등 다양하고 일부 피해자는 아파트 담보대출까지 받아 돈을 건넸다가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투자금을 받아 고액 피부관리와 백화점에서 명품과 보석을 사며 VIP 대우를 받는 등 방탕한 생활을 했다”며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