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취임 100일 맞이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11일 서울광장에 설치된 천막당사에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지난 5ㆍ4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민주당 대표에 오른 김한길 대표에게는 총선과 대선 연패로 위기에 빠진 당을 수습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밖으로는 “민생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초당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으나 정부여당이 국민과 야당을 무시하면 무서운 민주당,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 폐쇄 계획과 중앙당 축소, 전 당원투표를 통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등을 관철했다.
을지로위원회를 가동해 남양유업 상생협약을 이끌어 내는 등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민생정당의 면모를 부각하는데도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
반면 “오직 민주당이라고 쓰인 명찰을 다같이 달고 하나로 힘을 모아 혁신에 매진하겠다”며 “무엇보다 계파주의 정치를 청산하겠다”는 약속 실현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무엇보다 국정원 국정조사 국면에서 새누리당이 제기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을 제때에 통제하지 못한 점은 당 내 소수파인 김 대표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참여정부 인사들이 NLL논란에 적극 반박하면서 국정원 국정조사의 초점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에 대표로서 지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문 의원의 주장에 따라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려 했으나 대화록 실종과 검찰 수사라는 예상치 못한 결론으로 이어지면서 김 대표를 당혹스럽게 하는 일도 벌어졌다.
국정원 국정조사 증인 채택 과정에서 국정조사특위 위원들과 지도부 사이에 불거졌던 불협화음도 김 대표의 위상에 적지 않은 상처를 냈다.
장외투쟁 11일째를 맞는 김한길 대표는 기로에 서 있다. 국정원 정치 개입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와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등 김 대표의 요구는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게다가 얽힌 정국을 풀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제안했지만 돌아온 답은 여야 원내대표를 포함한 5자회담으로 자존심에도 상처를 입었다.
장외투쟁을 통해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양보를 얻어낸다면 김 대표의 지도력이 재평가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정치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재ㆍ보선에서는 새누리당의 공세는 물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독자적인 세력화도 막아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안고 있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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