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한 지자체에 근무하는 A 공무원은 오전 8시 이전까지 출근하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는 것을 매일 반복한다. 오후 업무시간이 끝나도 곧바로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남는 게 일상화됐다.
그렇다고 특별하게 일찍 출근하거나 야근할 이유도 없는데 말이다. A 공무원의 이런 행동의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시간외근무수당을 받기 위해서다.
A 공무원은 “한 달 기준을 꼬박 채우면 수십만원의 적지 않은 돈을 매달 받을 수 있어서 공무원들이 선호하고 있다”며 “특별한 일이 없는 날에도 야근을 하는게 일상화 됐다”고 전했다.
시간외근무수당은 사무관(5급) 이하 공무원들만 받을 수 있고, 이들에게는 소중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최근 시간외근무수당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은 곱지 않다. 정당하게 일을 해서 받아야 하는데도 부정한 방법으로 수당을 타내거나 시간만 보내는 공무원들이 적지 않을뿐더러 당연히 받는 돈으로 인식하고 있어서다.
그렇다고 제재할 수단도 마땅치 않다.
시간외근무수당은 정식 근무시간(오전 9시~오후 6시) 이전에 출근만 한다거나 업무시간 이후 사무실에 그냥 남는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돈이 아니며, 근무시간 외에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받게 돼 있는게 원칙이다.
관행적으로 받아 온 시간외수당은 바꿔야 할 공직문화 중 하나인 것이다.
충남도는 이런 시간외수당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정맥인식기를 전 산하기관에 보급하는 등 비리방지 대책을 마련한 바 있다.
비공개가 당연시 되고 있는 충남도의 여러 회의 역시 개선해야할 부분이다. 정보공개를 강화하는 추세에 역행하고, 관련 내용에 관심있는 언론이나 주민들에게 개방할 필요성이 있다.
이 밖에 △성과 제일주의 △여성공무원 차별 △불친절한 전화응대 △상명하복 등은 개선해야 할 공직문화로 꼽힌다.
도가 행정혁신을 통해 일 잘하는 지방정부를 만들려는 것도 관행화된 공직문화를 바꾸기 위함이다.
도는 행정혁신으로 △100% 정보공개를 통한 투명한 도정 구현 △공공데이터 민간 활용 활성화 △시·군 협력 및 주민자치 활성화 등 민·관 거버넌스 강화 △협업을 통한 일 잘하는 지방정부 구현 등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공무원들 사이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관행 탈피를 통해 경직된 공직사회에 새로운 변화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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