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저는 될 수 있으면 징크스는 만들지 않으려고 해요. 계속 거기에 집착하게 되니까요."
미신에 기대지 않으려는 '이상'과 지푸라기라도 붙잡으려는 '현실'에는 차이가 있었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 감독은 8일 SK와의 경기를 앞두고 평소 신던 신발과는 다른 신발을 신었다.
"징크스는 믿지 않지만 뭐라도 한 번 바꿔 보고 싶어서" 신발을 바꿔 신었다고 한다.
염 감독은 이날 경기장에 출근할 때도 평소 다니던 길을 피해 다른 길로 경기장까지 출근했다고 털어놓고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염 감독이 이런 식으로 "징크스가 아닌 변화"를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6월 팀의 8연패를 간신히 끊어내고 난 이후부터 정식 팀 유니폼을 입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공식 운동복 차림이었다.
넥센은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두산과의 2연전(6∼7일)에서 모두 패하고 4위로 밀려났다.
특히 전날에는 두산의 타선에 15안타를 허용하는 등 투수진이 완전히 무너졌다.
염 감독은 "투수들이 안타를 맞고 싶어서 내주는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이틀 동안 워낙 무참히 깨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목동구장의 감독실 칠판에는 넥센의 올 시즌 목표 승수 '71승'이 쓰여 있다. 그 옆에슨 목표 승수에 도달하기 위한 넥센의 '매직 넘버'가 적혀 있다.
올 시즌 47승(1무39패)을 거둔 넥센은 남은 41경기 중에서 24승을 거둬야 목표 승수에 도달할 수 있다.
염 감독은 이 숫자를 가리키면서 "좀처럼 줄어들지를 않는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전하는 말을 더 아끼기로 했다.
감독이 매 경기의 결과에 연연하는 모습이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염 감독은 "최근에는 더그아웃에서 감정 조절이 안 돼서 무표정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는데 선수들이 내 눈치를 보는 것 같다"며 "앞으로는 최대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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