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어느 포지션으로 가든 색다르고 재밌으니 매일 즐겁습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멀티 내야수 김용의(28)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수비 포지션이 계속 바뀌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없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김용의는 올 시즌 주로 1루수로 나서면서 2루수, 3루수까지 맡아 유격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전날 마산 NC전에서는 2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1루수, 3루수의 포지션을 돌아가면서 소화하는 등 뛰어난 수비 능력을 발휘했다.
여러 포지션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능력의 척도이지만 한편으로는 주전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애매한 상황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김용의는 "경기마다 유지현 수비 코치님이 어디 수비를 볼지 정해주시는데 어디로 가든 색다르고 재밌으니 언제나 즐겁다"며 현 상태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186㎝의 큰 키에 몸무게가 70㎏ 초반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마르고 팔다리가 긴 김용의는 땅볼을 처리해야 할 일이 많은 내야 수비를 할 때 자세가 어정쩡할 수밖에 없다.
그는 "내가 수비하는 영상을 보면 마치 농사짓는 것 같아 웃음이 난다"면서도 "어떤 자세로 잡든, 볼을 잡아 상대를 아웃시키면 다 똑같은 아웃이니 결과적으로는 문제될 것이 없다"고 자평했다.
김기태 감독 또한 "날씨가 더워졌으니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을 신경써야 한다"며 "좋지 않을 때도 대비해야 하니 (김용의를 한 포지션에 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수비에서 만능 플레이를 선보인 김용의는 타격에서도 홈런 2방을 포함, 4안타를 기록하며 LG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그는 "홈런 타자가 아니니 (홈런의) 특별한 비결은 없다"며 "감독님이 평소 라인드라이브로 볼을 방망이 중심에 맞추라고 조언해주셨는데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그 생각만을 하며 스윙했다"고 돌아봤다.
전날 홈런을 친 뒤 조계현 수석코치로부터 먼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거수 경례 세리머니를 받은 김용의는 "상사가 아랫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하면 안 되는데…"라고 미소를 띠며 조 수석코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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