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부터 쌍둥이까지… 가짜 판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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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부터 쌍둥이까지… 가짜 판치는 세상

허위 실습확인서 발급… 거짓 출생신고 '경악' 윤리적 상식 넘어선 범죄 엄정 처벌해야

  • 승인 2013-08-08 17:59
  • 신문게재 2013-08-09 1면
  • 조성수 기자조성수 기자
가짜가 판친다. 도가 지나칠 정도다. 공문서 복사는 기본이고, 돈을 주고 자격증을 사는가 하면 아예 가짜 서류를 만들어 행정 당국까지 속이고 있다. 차라리 가짜 상술이 양반일 정도로, 가짜 천국으로 변질되고 있다.

공주경찰서는 8일 금품을 받고 허위실습 확인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이모(여·5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에게 금품을 건넨 경북지역 한 대학졸업생 15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충북의 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인 이씨는 지난 2월 허위실습확인서(120시간)를 발급해주는 대가로 15명에게 225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경북의 한 전문대 사회보건복지과 졸업생들은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 시 실습확인서가 필요하자,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에게 금품을 주고 허위 실습확인서를 발급받았다.

이씨는 경찰에서 “대부분 50~70대로 연세가 높아 실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허위 출생신고로 양육수당을 챙긴 30대 미혼여성도 있었다. 인터넷에서 출생신고서를 내려받은 후 낳지도 않은 아들 쌍둥이를 낳았다며 유성구청에서 양육수당 130만원을 받았다.

가짜 서류에 속은 구청은 아이들의 주민등록번호까지 발급해줬다. 가짜 서류에 구청이 속아 넘어가자, 아들 쌍둥이를 낳은 지 11개월 만에 딸 쌍둥이를 낳았다고 또다시 양육수당을 신청할 정도로 '행정'을 얕봤다.

어처구니없는 일도 발생했다.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하기 위해 장애인주차장을 위ㆍ변조한 '멀쩡한' 5명이 불구속입건됐다. 수법이 너무 단순해 어이가 없을 정도다. 이들은 장애인주차증을 복사해 마트와 병원 등에 설치된 장애인주차구역을 이용했다. 몇 걸음 더 걷기 싫어서 한 일이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장애인인 어머니에게 발급된 주차증을 복사하거나, 사망한 장애인 아버지의 주차증을 행정기관에 반납하지 않고 사용하기까지 했다.

최근 2만여명에게 해구신과 홍삼, 자라, 비아그라 등 가짜 정력제 30억원 상당을 판매한 일당도 있다. 가짜 정력제는 생약 성분 없이 발기부전 치료제 씨알리스의 주성분인 '타다라필'로 만들어진 것이다.

장동혁 대전지법 판사는 “단순한 속임을 넘어 사회적 규범과 제도 등을 위배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해야 한다”며 “물론,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개인윤리와 사회윤리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상식적 수준의 토대 마련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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