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건설계열 개편 시나리오 솔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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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건설계열 개편 시나리오 솔솔>(종합)

  • 승인 2013-08-08 17:57
<삼성 건설계열 개편 시나리오 솔솔>(종합)

삼성물산·엔지니어링, 물산·에버랜드 건설부문 합병설도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현윤경 기자 = 증권가에서 촉발된 삼성엔지니어링[028050]과 삼성물산[000830] 간 합병설이 삼성그룹 내 건설계열사의 합병과 계열분리 등 개편설까지로 확산하고 있다.

산업계에선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간 합병 가능성 외에도 지주회사 격인 에버랜드를 분할해 삼성물산 건설 부문과 합치는 설까지 나오고 있다.



◇ 삼성 건설계열 4개사 합병 가능성은 오랜 화두

8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내 건설계열사 간 합병설은 건설업계 내 오랜 화두로 종종 불거진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010140], 에버랜드 등 4개 계열사가 건설관련업을 하는 만큼 그룹 전체적인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면 합병으로 중복사업을 줄여야 하지 않냐는 관측에서다.

더구나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해외사업을 통해 외형을 확대했다.

건설 부문 직원 수는 현재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각각 7천638명, 7천438명으로 2010년 말보다 각각 62.7%, 50.1% 늘어났다.

건설쪽 연간 매출도 삼성물산이 2010년 6조10억원에서 작년 8조9천432억원으로 커졌고 삼성엔지니어링은 같은 기간 5조3천123억원에서 11조4천402억원으로 불어났다.

에버랜드의 건설 부문은 직원 수가 2010년 1천230명에서 현재 1천769명으로, 매출은 9천217억원에서 1조3천706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건설 직원을 에버랜드로 보내 건설비중을 축소했다. 2010년 1천명을 웃돌던 건설 부문 직원 수는 651명으로 줄어들었고 연매출도 1조원대에서 9천억원대로 감소했다.

◇ 삼성물산·엔지니어링 합병설…"지분 매입은 협업차원"

이번 합병설은 최근 적자와 대표이사 경질 등 악재를 겪은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인해 불거졌다. 삼성물산이 200억원 규모인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0.6%(24만5천481주)를 사들여 최대주주 특별관계자로 오르기도 했다.

삼성물산이 지분 매입은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음에도 증권가에선 두 회사 간 인수·합병(M&A)설로 번졌다. 삼성물산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은 없고 나중에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유 지분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이광수 HMC투자증권[001500] 연구원은 "지분 매입은 계열사 지원이나 소유권 강화 목적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증자 참여는 장기적으로 삼성물산과 엔지니어링의 합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삼성물산과 엔지니어링 측은 그러나 이런 가능성을 일축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토목, 건축 등 업무를 다 하기 때문에 겹치는 게 극히 미미한 수준이어서 인수·합병 의미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간 M&A는 외환위기 직후 1997년부터 제기돼왔다. 1990년대 후반 LG엔지니어링과 GS건설[006360] 합병, 대림산업[000210]의 대림엔지니어링 인수 당시 삼성도 그룹 차원에서 두 회사 합병을 검토했다가 시너지가 없다는 이유로 접었다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삼성물산의 한 관계자는 "지분 0.6% 매입으로 합병을 운운하는 건 맞지 않고 합병보다 두 회사 간 협업을 공식화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주택 등 종합건설사이면서 발전 플랜트도 하는 만큼 수주에서 협업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엔지니어링 입장에서도 화공 플랜트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협업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 에버랜드 쪼개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합병설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선 장기적으로 삼성물산과 에버랜드 합병 가능성이 더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이는 삼성 계열분리 등 이슈와 맞닿아 있어 산업계 전반에서 관심이 높다.

시나리오의 핵심은 에버랜드를 건설·지주회사와 잔여 사업부(테마파크와 요식업 등)로 분할해 건설·지주회사는 삼성물산 건설 부문과 합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체제에 두고, 잔여 사업부는 삼성물산 나머지 사업과 통합해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아래 둔다는 것이다.

산업계에선 테마파크와 요식업 등 사업은 호텔업과 성격적으로 가깝고 다수의 재벌 그룹들이 핵심으로 둔 건설업은 지주회사 쪽에 두는 게 맞는다고 보고 있다.

에버랜드의 한 관계자는 "에버랜드는 원래 건설사로 출발한 회사"라며 "전신인 중앙개발은 삼성 옛 본관, TBC방송국, 중앙일보 사옥 등을 지으려고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측은 "에버랜드로 사업부 이전이나 통합, 협업 등 작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며 "물산과 에버랜드는 사업적으로도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한성대 교수)은 "삼성 건설계열 간 합병 문제는 지주회사 격인 에버랜드 중심의 계열분리 이슈와 맥이 닿아 있다"며 "다만 이런 작업은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고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indigo@yna.co.kr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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