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옆에 텐트를… 예고된 人災

꽃지해수욕장 주차장 화단을 번영회 수수료 받고 야영 허가 주민 “평소에도 위험”… 도관리사무소 등 당국 관리소홀 도마

●만취차 덮쳐 자매사망

▲ 7일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꽃지해수욕장 야영지 인근에서 이모(22)씨가 몰던 스포티지 승용차가 텐트를 덮쳐 10대 자매가 숨졌다. 이들의 아버지도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연합뉴스 제공]

태안 꽃지해수욕장 음주차량 자매사망사고 관련, 관계당국의 행정관리가 도마위에 오를 전망이다.

숨진 자매가 텐트를 친 곳은 정식야영장으로 허가 난 곳이 아닌, 주차장 지목의 화단으로 확인된 이유다.

어떻게 허가나지 않은 곳에서 야영을 했을까.

이들은 해수욕장 번영회 측에게 일정수수료를 주고 야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경찰ㆍ충남도휴양림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충남도는 여름철 해수욕장 번영회 측과 해수욕장 야영장 등 임대료를 받고 여름철 관리를 맡긴다. 통상 공시지가의 5%정도를 임대료로 받는다고 관리사무소 관계자가 설명했다.

해수욕장 번영회 측은 다시 여름철 피서객들에게 일정수수료를 받고 장소를 임대해준다. 통상 야영을 할 때는 하루에 1만원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자매가 텐트를 친 곳은 꽃지해수욕장의 할미할아비 바위와 주차장 사이의 화단이다. 정식 야영장이 아닌 주차장 화단으로 볼 수 있다. 현장에는 사고가 난 텐트 외에도 4~5개동의 텐트가 추가로 설치돼 있었다.

이곳은 주차장, 해변도로 중간에 위치한 화단으로 사고위험요소가 큰 곳이다. 바로 인접한 해변도로와도 20~30cm의 연석으로만 구분돼 있어 언제든지 교통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평소에도 위험요소가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태안 안면읍의 한 주민은“평소에는 10개동에 가까운 텐트가 있을때도 있었다. 자동차가 많이 다녀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전했다.

관리소홀문제도 논란이 예상된다. 사고가 난 꽃지해수욕장 주차장 일원은 충남도 산하 휴양림 관리사무소가 관리하는 도유지다.

관리사무소와 해수욕장 번영회 간 임대계약이 체결된 곳이 아니다.

하지만 해수욕장 번영회 측은 피서객들에게 쓰레기처리 명목 등으로 1만원의 수수료를 받고 이용을 허가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숨진 자매들도 해수욕장 번영회 측에 수수료를 주고 텐트를 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 휴양림관리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피서객들이 허가난 곳이 아닌 곳에서 야영하는 것에 계도활동을 하지만 한계가 있다”며 “사고 난 장소는 휴양림 관리사무소 측이 번영회에게 임대해준 곳이 아니다. 주차장 지목으로 돼 있는 화단”이라고 밝혔다.

조성수ㆍ태안=김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