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일]아베, 누군가는 말려야 할텐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임상일]아베, 누군가는 말려야 할텐데

[중도춘추]임상일 대전대 경제학과 교수

  • 승인 2013-08-07 14:12
  • 신문게재 2013-08-08 20면
  • 임상일 대전대 경제학과 교수임상일 대전대 경제학과 교수
▲ 임상일 대전대 경제학과 교수
▲ 임상일 대전대 경제학과 교수
올해도 광복절이 어김없이 찾아왔다. 미완성(未完成)의 광복이라는 말이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실감나게 느껴진다. 아베 총리로 대표되는 일본의 우익이 반역사적이고 반 평화적인 언행을 일삼고 있으며 여기에 일본 국민들이 동조(同調)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순 참의원 중간 선거에서 자민당은 압승을 거두었다. 작년 중의원에 이어, 이제 참의원까지 탈환했다. 양원 석권으로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평화헌법 개정, 군사대국화, 전후 체제 탈각이라는 아베의 숙원(宿願)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또 과거사 왜곡, 야스쿠니 신사 참배, 독도 영유권 주장, 위안부 문제 외면과 왜곡, 교과서 왜곡 등 우리와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도 계속 어깃장을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정이 이러니 우리 국민 모두는 8·15광복절을 맞으면서 답답한 심정을 느낄 것이다.

왜 일본은 이렇게 과거 회귀적인 작태를 뻔뻔스럽게 하는 것일까? 세계 질서 변화에 대한 일본의 몰이해와 향수병(鄕愁病)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메이지 유신 이후, 특히 러일전쟁 이후 일본은 군국주의 국가가 되었다. 원래 '칼'의 나라였는데 '총'의 나라로 변신에 성공한 것이다. 동양에서 유일하게 근대화 국가가 되어 2치 대전 전에는 중국을 제치고 동아시아의 맹주가 되었으며 2차 대전 후에는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하였다. 20세기는 일본은 전쟁 패배라는 큰 충격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최전성기의 100년이었다. 사할린에서부터 일본 4개 섬, 만주, 한반도, 대만, 인도네시아, 싱가포르까지 광대한 지역에 소위 대 일본제국의 깃발을 꽂았다. 군국주의(軍國主義)가 최고조에 이르렀던 1940년대 초의 일이다. 또 세계 2위 경제대국인 된 것은 미국의 협조아래 얻어진 결과이며 2010년 전의 일이다.

그러나 2013년 현재 세계 질서에는 엄청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군사, 정치, 경제면에서 지난 한 세기를 군림한 미국 다음으로 2위 국가가 누가되느냐의 개편이 현재 진행 중이다. 옛 소련은 군사, 정치면에서는 미국과 대등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또 일본은 경제면에서만 제2위 국가였지만 중국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이제 중국은 군사, 정치, 경제면에서 세계 2위 국가로 도약했고 앞으로 그 비중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세계 질서의 변동 속에 일본은 자신의 위상 변화를 인정하고 동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아베의 일본은 완전히 반대로 가고 있다.

아베로 대표되는 일본의 자민당 정치지도자들은 주로 군국주의 시대를 이끌었던 사람들의 후손이거나 많은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다. 출신 배경이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과거 일본의 위상을 회복하려고 한다. 여기에 인구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노령층이 향수병에 젖어 행사하는 투표가 일본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고 있으며 그 선봉에 아베가 선 것이다.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하는데도 계속 미련을 갖고 있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는 셈이다.

아베는 지금 일본의 젊은이에게 잘못된 길을 안내하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여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할 것이 아니라 비록 약화된 위상이지만 동아시아와 세계를 위해 일본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젊은이들에게 그 길을 보여주어야 한다. 일본은 지금 “아 옛날이여”를 부르고 있다. 그들이 향수를 갖고 있는 옛날은 불행하게도 한국과 중국인은 물론 세계 많은 사람들이 일본으로 인해 피해를 받았던 시절이다. 침략의 역사를 부끄럽게 생각해야 하거늘, 그 시절로 회귀하려는 노력은 장기적으로 본 스스로에게도 나쁜 영향이 미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