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태 한남대 총장 |
6세 이전에 먹어봤던 음식. 그 시절에 경험했던 고향산천과 생활모습들이 일종의 원형(原型)이 되어 우리가 돌아갈 본향으로 자리잡고 있다. 어린 시절 입었던 옷이나 들었던 소리가 우리들의 본바탕이 되어 연어의 회귀성이나 신토불이(身土不二)의 근원이 되고 있다. 그래서 삶에 대한 권면을 한 대목 소개하고 싶다. 인생길에서 성실하고 훌륭한 삶을 살고 싶지만 세상사는 가끔 우리들의 생각과 정반대로 갈 때가 있다. 그것이 자연의 순리라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를 실험하는 세상의 가르침으로 알아 그것에서도 진리를 발견해야 할때가 있다. 마음은 늘 미래에 있고 삶은 늘 조급하게 걷고 있으니, 살아가는 중에 고통과 시름이 온다 해도 오늘의 삶을 미워해선 안 된다. 삶을 사랑하며 살자. 삶은 사랑이고, 사랑은 곧 삶이다.
우리들의 내일은 시원한 바람과 향기로운 꽃으로 물든 천국이어야 한다. 우리들의 삶을 위하여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미래를 여는 행복의 열쇠인 것이다. 성실한 삶을 몸에 익혀라. 성실은 확실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밑거름이 된다.
세상을 선하게 살고 싶지만 사람을 미워하고 시기하며 약하게 만드는 것이 세상사인 것. 그것들을 모두 상대하며 살다 보면 내 몸과 내 정신이 병들어 나만 위태롭게 된다. 인내와 명철한 판단으로 잘 대응해야 한다.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만 잡아야 한다. 잊을 것은 빨리 잊고, 기억할 것만 기억해야 한다. 꽃은 열흘 이상 아름다울 수 없고 권력은 십년 이상 유지될 수 없다(花無十日紅 權十年). 달도 차면 기울고 등산도 정상에 오르면 내려와야 하듯이 공성(攻城)보다 수성(守城)이 더 어려운 법이다.
항상 좋은 글과 훌륭한 생각으로 인품을 가꾸기 위해 정진하고 또 정진해야 한다. 사람마다 고유한 특성이 있고 향기가 있다. 따라서 좋은 품성을 갖도록 애쓰고 착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좋은 씨앗을 뿌리고 좋은 꽃을 피운다면 열매 또한 아름답고 탐스럽게 맺힐 것이다. 삶의 길을 가다보면 어떤 것은 정당화 될 수 있지만 어떤 것은 비합리적일 수도 있다.
항상 지나온 자기 삶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갈 길을 모색함이 좋다. 어제의 실수를 거울삼아 내일의 계획을 점검하는 게 좋다. 인생을 사는 동안 작은 배려에 고마워하며 작은 사람과 작은 일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큰 것을 얻을 수 있다. 모든 삶은 작은 일에서부터 좌우된다. 그러니 세심하게 주의하여 작은 일, 작은 사람을 챙겨야 한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미 충분한 노력과 정성을 다 기울였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그것은 나의 일생에 소중한 한 토막이 된다. 행복은 서로 나누어 갖고 함께 위로할 때 느낄 수 있는 축복이다. 인생길에서 고독하지 않도록 항상 만나는 사람들과 협력해야 한다. 그래서 인내야말로 행복을 누릴 수 있고 웃음을 가질 수 있는 소중한 덕목 중 하나다.
내일의 신실한 열매를 원하면 오늘 여기서 좋은 씨앗을 뿌려야 한다. 세상 원리는 심은 대로 거둔다는 것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많이 심으면 많이 거두고, 적게 심으면 적게 거둔다. 심지 않고 거두려는 자가 사기꾼이고, 적게 심고 많이 거두려는 자가 불한당(不汗黨)이다. 심지 않은 가라지가 곡식 중에 섞여 있어도 실망하지 말자. 우리들이 알곡을 심어도 사탄은 잡초의 씨를 몰래 뿌려놓기 때문이다. 대개는 곡식(채소)보다 잡초(가라지)가 더 잘 자라고 더 풍성해 보인다. 그렇더라도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말라. 나중 추수 때가 되면 가라지(잡초)가 먼저 뽑혀 불에 태워지고 알곡만 추수되어 곳간으로 가기 때문이다. 추수 때까지는 부조리와 억울함이 있더라도 오래 오래 참아야 한다. 인생살이에 정답은 없더라도 모범답안은 있을 수 있다. 그러니까 오늘도 우리들의 삶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수정해가면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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