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인생을 배우자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형태]인생을 배우자

[목요세평]김형태 한남대 총장

  • 승인 2013-08-07 14:11
  • 신문게재 2013-08-08 20면
  • 김형태 한남대 총장김형태 한남대 총장
▲ 김형태 한남대 총장
▲ 김형태 한남대 총장
우리는 살아가는 과정에서 단 맛도 보고 쓴 맛도 느끼며 살아가지만 사람이 변하면 인생의 맛도 조금씩 변할 수 있다. 젊음이 항상 지속될 수 없고 늙음이 오는 것을 막을 수도 없다. 그러나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아닐까 싶다. 단순한 그리움이 아니라 지나온 흔적에 대한 아쉬움이다. 새로운 것에 눈을 돌리고 늘 새로운 맛을 추구하지만 때로는 오래된 것이 더 좋을 때가 있다.

6세 이전에 먹어봤던 음식. 그 시절에 경험했던 고향산천과 생활모습들이 일종의 원형(原型)이 되어 우리가 돌아갈 본향으로 자리잡고 있다. 어린 시절 입었던 옷이나 들었던 소리가 우리들의 본바탕이 되어 연어의 회귀성이나 신토불이(身土不二)의 근원이 되고 있다. 그래서 삶에 대한 권면을 한 대목 소개하고 싶다. 인생길에서 성실하고 훌륭한 삶을 살고 싶지만 세상사는 가끔 우리들의 생각과 정반대로 갈 때가 있다. 그것이 자연의 순리라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를 실험하는 세상의 가르침으로 알아 그것에서도 진리를 발견해야 할때가 있다. 마음은 늘 미래에 있고 삶은 늘 조급하게 걷고 있으니, 살아가는 중에 고통과 시름이 온다 해도 오늘의 삶을 미워해선 안 된다. 삶을 사랑하며 살자. 삶은 사랑이고, 사랑은 곧 삶이다.

우리들의 내일은 시원한 바람과 향기로운 꽃으로 물든 천국이어야 한다. 우리들의 삶을 위하여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미래를 여는 행복의 열쇠인 것이다. 성실한 삶을 몸에 익혀라. 성실은 확실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밑거름이 된다.

세상을 선하게 살고 싶지만 사람을 미워하고 시기하며 약하게 만드는 것이 세상사인 것. 그것들을 모두 상대하며 살다 보면 내 몸과 내 정신이 병들어 나만 위태롭게 된다. 인내와 명철한 판단으로 잘 대응해야 한다.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것만 잡아야 한다. 잊을 것은 빨리 잊고, 기억할 것만 기억해야 한다. 꽃은 열흘 이상 아름다울 수 없고 권력은 십년 이상 유지될 수 없다(花無十日紅 權十年). 달도 차면 기울고 등산도 정상에 오르면 내려와야 하듯이 공성(攻城)보다 수성(守城)이 더 어려운 법이다.

항상 좋은 글과 훌륭한 생각으로 인품을 가꾸기 위해 정진하고 또 정진해야 한다. 사람마다 고유한 특성이 있고 향기가 있다. 따라서 좋은 품성을 갖도록 애쓰고 착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좋은 씨앗을 뿌리고 좋은 꽃을 피운다면 열매 또한 아름답고 탐스럽게 맺힐 것이다. 삶의 길을 가다보면 어떤 것은 정당화 될 수 있지만 어떤 것은 비합리적일 수도 있다.

항상 지나온 자기 삶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갈 길을 모색함이 좋다. 어제의 실수를 거울삼아 내일의 계획을 점검하는 게 좋다. 인생을 사는 동안 작은 배려에 고마워하며 작은 사람과 작은 일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큰 것을 얻을 수 있다. 모든 삶은 작은 일에서부터 좌우된다. 그러니 세심하게 주의하여 작은 일, 작은 사람을 챙겨야 한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미 충분한 노력과 정성을 다 기울였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그것은 나의 일생에 소중한 한 토막이 된다. 행복은 서로 나누어 갖고 함께 위로할 때 느낄 수 있는 축복이다. 인생길에서 고독하지 않도록 항상 만나는 사람들과 협력해야 한다. 그래서 인내야말로 행복을 누릴 수 있고 웃음을 가질 수 있는 소중한 덕목 중 하나다.

내일의 신실한 열매를 원하면 오늘 여기서 좋은 씨앗을 뿌려야 한다. 세상 원리는 심은 대로 거둔다는 것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많이 심으면 많이 거두고, 적게 심으면 적게 거둔다. 심지 않고 거두려는 자가 사기꾼이고, 적게 심고 많이 거두려는 자가 불한당(不汗黨)이다. 심지 않은 가라지가 곡식 중에 섞여 있어도 실망하지 말자. 우리들이 알곡을 심어도 사탄은 잡초의 씨를 몰래 뿌려놓기 때문이다. 대개는 곡식(채소)보다 잡초(가라지)가 더 잘 자라고 더 풍성해 보인다. 그렇더라도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말라. 나중 추수 때가 되면 가라지(잡초)가 먼저 뽑혀 불에 태워지고 알곡만 추수되어 곳간으로 가기 때문이다. 추수 때까지는 부조리와 억울함이 있더라도 오래 오래 참아야 한다. 인생살이에 정답은 없더라도 모범답안은 있을 수 있다. 그러니까 오늘도 우리들의 삶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수정해가면서 살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