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영 시인ㆍ계간문학마당 편집장 |
첫 번째 의미 있는 행사가 전국문학관대회를 열어 전국에 있는 지역 문학관 관계자들을 초청해 치러진 행사였고 나름대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안다.
현재 네 번째 기획전으로 지역 출향문인만남전-무늬의 마음이라는 부제로 지난 7월12일부터 8월31일까지 출향문인 17인 시화전을 열고 있다.
출향문인들의 작품과 그들의 문학세계를 소개하기 위해 기획된 전시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를 선별하기 위해 두어 차례 심의위원회를 열어 총 17인의 작가를 전시대상자로 선정, 작가의 저서나 육필원고, 시화 등으로 구성된 전시 기획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무늬의 마음이라는 타이틀로 시, 소설, 수필, 희곡, 평론 등 총 여섯 장르로 구분지어 담았다는 마음이 출향문인들의 흔적을 공감한다는 것으로 작금의 독자에게 시대적 향수를 자극하고 세대별 공감대를 아우르는, 나름 의미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에서 잠깐 들른 김영랑 시인 집안의 한분을 필자가 있는 곳에서 지척인 문학관에 전시기간 중에 안내한 일이 있는데 관람객의 세대별 감성을 자극하고 그로 인해 인물과 작품 세계에 깊이 있는 공감을 유도하고 지역 축제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 능동적 예산과 기간, 그리고, 안내와 홍보를 위한 지역민들의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며 조금 더 디테일한 전문성이 돋보이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얘기를 슬며시 건네기도 했다.
특히 환경적으로 좋은 조건은 가벼운 산책로도 있고 도보로 조금 가면 동춘당이 있으니 역사와 전통에 근거한 문학적 접근성은 지역 생존 작가들의 힐링캠프로도 이어질 만하고, 아울러 교육기관과 연계한 특강은 물론 다양한 창작활동 지원을 통한 지역 청소년들의 참여도 유도할 만한데 무언가 정지된 느낌, 혹은 단순한 전시 느낌의 일색이라면 일색이었다.
물론 대전문학관이 타 지역의 모범이 되기 위해서는 설립 초기부터 제시되었던 독자적 운영과 예산 편성, 확정된 예산에 관한 집행권이 우선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전문 큐레이터와 사서, 기획자와 홍보 전문가 등이 충원되어 기호학 뿌리의 고장임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융복합 문화의 대세를 감안하여 다양한 문학의 문화적 수용도 필요하고 콘텐츠를 개발하여 세대 간의 간극을 좁히고 순발력 있는 다른 장르를 연계함으로써 생동감 있는 문학관을 구현해 가고 젊은 작가들의 스토리텔링을 통한 계절별 주변의 상권과 대학가를 연계한 변화의 시발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었다.
역사와 철학에 근거한 대전의 뿌리는 기호학의 근간이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이 고장의 자랑임에도 무언가 부족하다면 서로의 노력이 부족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문학관이 청소년들의 놀이터 수업과 연계된 창의 교육의 산실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에 집중하면 좋겠다.
비록 예산과 시작이 미흡하더라도 나중에 창대하려면 지역의 인프라 구성과 사명감이 우선하여 시와 재단, 문학관, 시민의 참여가 절실하게 필요한 실정임을 인정하고 함께한다면 큰 변화의 단초를 주는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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