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출산 허위신고 어떻게?]기저귀에 사진까지… 수법 치밀

  • 사회/교육
  • 사건/사고

[쌍둥이출산 허위신고 어떻게?]기저귀에 사진까지… 수법 치밀

인터넷 검색 출생증명서ㆍ병원직인 위조 관공서 신고 일부러 늦춰 과태료 납부도

  • 승인 2013-08-06 17:49
  • 신문게재 2013-08-07 5면
  • 조성수 기자조성수 기자
▲ 병원 출생증명서를 조작해 쌍둥이를 낳은 것처럼 꾸민 뒤 양육수당을 타낸 김모(34ㆍ여)씨가 경찰에 적발됐다. 6일 대전 둔산경찰서 지능팀 탁자 위에 김씨 '가짜 아이' 명의로 된 출생신고서가 놓여 있다.[연합뉴스 제공]
▲ 병원 출생증명서를 조작해 쌍둥이를 낳은 것처럼 꾸민 뒤 양육수당을 타낸 김모(34ㆍ여)씨가 경찰에 적발됐다. 6일 대전 둔산경찰서 지능팀 탁자 위에 김씨 '가짜 아이' 명의로 된 출생신고서가 놓여 있다.[연합뉴스 제공]
출산경험이 없는 여성이 쌍둥이를 출생신고한 사건이 발생했다.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들에게 주민등록번호가 생긴 것이다. 이 여성은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들 이름으로 양육수당도 챙겼다.

어떻게 이런 범죄가 가능할까.

병원이 발행한 출생증명서로 출생등록이 이뤄지는 허점 때문이다.

보험사도 마찬가지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을 서류로만 심사해 보험에 가입시켰다.

▲범행수법=김씨의 범행은 단순하면서 치밀했다. 인터넷을 검색해 출생증명서를 위조했고 구청직원을 속이기 위해 모성애를 자극하는 연기를 한 것뿐이다.

출생신고는 아이를 출산한 지 한 달 이내에 거주지 주민센터, 구청에 신고해야 한다. 기간을 초과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김씨도 출생신고가 늦어 5만~6만원 정도의 과태료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출생증명서를 인터넷에서 검색한 후 샘플을 참고해 위조했다. 실제 인터넷에 검색한 결과, 병원 출생증명서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병원직인 등도 그대로 위조해 사용했다. 김씨가 위조한 서류는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의 한 여성병원 출생증명서다. 경찰이 압수수색한 김씨의 거주지는 아이 사진과 기저귀 등도 일부 확인됐다. 아이가 사는 것처럼 위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출생등록ㆍ형식적 심사 사각지대=공무원들도 김씨같이 서류를 조작해 신고하면 진위를 확인할 수 없다. 진위 확인을 위해선 수사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

출생등록 등 업무는 형식적 심사업무다. 실질적 심사 대상이 아니다. 절차에 의해 형식요건만을 조사해 판단하는 업무다. 이에 해당 직원들에게 직무유기가 적용되지 않는다. 김씨의 범죄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출생증명서는 산부인과에서 발행하고, 지자체는 산부인과에서 발행한 출생증명서로 절차를 밟는다. 부모의 병원기록 등 첨부서류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유성구청도 김씨의 행각이 미심쩍어 지난 1월 17일 출생증명서를 발급한 산부인과에 김씨의 서류에 대해 의뢰했다. 하지만, 산부인과의 답변은 차가웠다. 산부인과 측은 '병원기록은 개인정보로 알려줄 수 없다'며 협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출생증명서만 조작하면 얼마든지 김씨 같은 범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출생신고 등 서류심사시 시스템이 개선돼야 한다. 병원진료기록 첨부 등 서류를 보완해 사각지대를 줄여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성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