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 칼럼]'부모자격증' 단상

[객원기자 칼럼]홍경석

▲ 홍경석 객원기자

얼마 전 라디오를 듣다가 실소가 나왔다. 어떤 사람이 외국으로 이민인지 장기여행을 갔는데 우리나라에서처럼 강력사건과 사고가 당최 안 일어나더란다. 그래서 사는 재미가 없어 도로 귀국했다고. 하기야 그 사람의 말이 그리 틀린 건 아니다. 우리나라에선 하루가 멀다고 그야말로 별의별 일들이 다 벌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전북 군산에서 발생한 여성 실종과 살인사건을 살펴보자.

이 사건의 범인인 모 경찰관의 경우를 보자면 앞으론 어른이 되어 자녀를 갖게 되면 반드시 '부모자격증'을 국가 차원에서 발급해야 되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떠오르게 된다. 이 사건이 더욱 그렇게 '부모자격증' 발급 운운의 단초가 되는 건 간단하면서도 실은 자명하다.

이 사건의 범인 정 모 경사는 동료 경찰관과 번갈아가며 살해된 여성 이 모씨(40)와 내연관계를 맺었다고 하니 말이다. 두 경찰관 또한 엄연히 '부모'일 터인데 어찌 그런 짓을 한 것인지 당최 모를 일이다. 또한 살해된 여자는 이혼녀지만 전 남편이 기르는 자녀가 둘이나 있다고 했다. 그러니 가해자나 피해자의 자식들은 과연 앞으로 어찌 살아나가야 할 지 제3자인 내가 봐도 앞길이 캄캄한 것이다.

이 뉴스와는 별도로 차 모 전 야당 대변인은 조 모 00일보 회장의 아들을 낳았다면서 친자 확인 소송을 제기해 큰 관심을 모았다. 그녀의 '이실직고'대로 그 과정에서 그녀는 자신의 딸이 큰 충격을 받아 자살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랬음에도 그녀는 선거 과정에서는 딸이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버젓이 거짓말을 했음이 드러났다. 정치와 명예가 아무리 좋기로 어찌 자기 자식만 할까!

또한 차 전 야당 대변인을 꾀어(그녀의 표현대로라면) 자신의 아들을 낳게 했다는 00일보 조 회장의 후안무치도 일반인의 상식을 일거에 허문다. 다른 건 차치하더라도 마치 밥을 먹듯 네 번이나 이혼을 했다는 사실에선 유명종교인인 그의 부친 얼굴에까지 먹칠을 했다는 셈법이 고스란히 적용되는 때문이다.

우리가 드라마 등으로도 쉬 보듯 자식을 낳았다고 해서 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되는 건 아니다. 그에 상응한 자격을 갖춰야 하고 아울러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란 평범함 사실의 입증에 있어서도 게으름이 있어선 안 되는 때문이다.

생로병사와 생자필멸은 만고불변의 이치다. 그러나 욕을 먹으며 죽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안타깝다며 애통해하는 사람들의 대성통곡을 들으며 죽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전자인가, 아님 후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