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적 또는 사회적 인구 증가도 도시 발전의 한 지표다. 다만 면적 기준으로 분당의 3배, 여의도의 20배가 넘는 세종시는 아직 12만명 시대를 감당하기에 벅차다 할 만큼 덜 갖춰진 도시다. 갑작스러운 도시 출범이긴 했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 면모에 자족기능 요건을 적용하면 후한 점수를 받기에 시기상조인 것이 사실이다.
특히 세종시의 근간인 정부세종청사의 최대 과제이자 난제는 행정 비효율 해소다. 올해 말까지 5개 부처 12개 기관 등이 추가 이주해 행정 기능이 더 모여도 초기 불편 해소 등 안정을 찾기까지 시간과 정성이 더 필요하다. 물리적 거리로 파생되는 유기적 측면이 업무 효율과 비효율을 가르는 기준의 전부는 물론 아니다.
기계적인 이원화가 아닌 국토균형발전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생도시, 친환경도시, 교류도시 등 비전 중 정말 시급한 것을 압축하면 자족도시 기능이다. 이것이 성장동력의 지렛대가 안 되면 2030년까지 상향된 목표 인구 80만명은커녕 당초의 50만명 목표조차 힘들 수 있다. 인구 계획에 따른 보완 대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연말 확정될 2030 도시기본계획에서도 이런 부분을 세부적으로 담아내야 할 것이다. 기업 유치는 인구 유입과 자족기능 확보에 큰 몫을 한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지구 활성화도 그 점에서 숙제다. 재원 마련, 민간 투자유치 활성화는 도심 기능 강화와 안정적 정착의 전제가 된다.
온전한 도시환경 구축에 꼭 절실한 것은 정부와 정치권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도시 인프라 적기 구축, 쾌적한 정주환경 조성은 지방자치단체 의지로만 되지 않는다. 세종시특별법 개정도 조기정착 지원에 긴요하다. 상징적인 기능 부여로 도시 완성도가 저절로 높아질 리 없다. 12만명 돌파와 맞물려 인구, 산업, 인프라 3박자를 더욱 보강해 나가야 한다. 자족기능이 약한 도시는 모든 면에서 반쪽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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