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봉완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교수 |
필자도 대전에 살면서 우리가 분단국가이고 멀지 않은 거리에서 북한과 대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사는 시간이 많았다. 전방부대를 방문하면서 이점이 최전방에서 국가방위를 위해 수고하는 많은 장병들에게 미안하면서 고맙다는 생각이 필자를 상념에 빠지게 했다.
최근 젊은이들 가운데 군복무를 면제받으면 친구들 사이에 왕따를 당한다는 말을 일부 학생들로 부터 전해들은 적이 있다. 국가를 생각할 때 바람직한 우리 청년들의 사고의 변화이고 태도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 청년들의 성숙함과 국가를 사랑하는 정열을 군복무시 잘 활용하고 있는가? 군복무가 지원제가 아닌 징집형태인 우리나라 국방의무제도와 잘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또한 최근에 회자되는 창조국방의 초석을 국가를 사랑하는, 능력 있는 우리의 청년들이 담당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를 생각하게 됐다.
우리와 비슷한 국방환경하에서 국민전체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이스라엘의 탈피오트(Talpiot) 제도를 벤치마킹해서 우리의 실정에 맞게 적용했으면 하고 필자는 제안한다.
탈피오트(Talpiot)란 히브리어로 '최고 중의 최고'를 의미하는 말로서 군복무를 통해서 최고의 엘리트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우수인재를 고등학교부터 선발해서 장학금 등 전폭적인 국가지원 하에 이공계분야를 전공한다. 졸업 후에는 군복무를 통해서 배운 학문에 대한 실무적인 연구와 적용을 통해서 보안, 감시정찰, 무기체계 분야에 대한 중견 전문가로 성장하면서 군에서 필요한 전문분야에 일정기간 충실히 기여하고 있다. 제대 후에는 기업이나 벤처기업에서 인정받는 기업인, 예를 들면, 나이스 시스템(통화 감시장치), 컴퓨젠(인간게놈해독), 메타카페(UCC동영상), 체크포인트(인터넷보안), 베터플레이스(베터리교환방식)등으로 명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시대적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이공계출신들이 군복무를 직접하거나 대체 할 수 있는 방안들이 적용되어 왔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지금에 와서는 법무관이나 군의관들은 군에서 법학이나 의학 등 자기전공 관련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며 일부 이공계 청년들이 군복무를 대신해서 방위산업체나 연구소에서 군복무를 대신해서 일하는 제도가 있다. 그리고 일부 사이버 보안 등 특정분야에서 국방관련 전문가를 양성해서 군에 기여할 수 있는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는 이공계 출신 전문가를 국방의 틀안에서 전문가로 양성하여 국방과 국가라는 범주 안에서 활용하기에는 피동적인 제도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필자는 보다 능동적인 국방전문가이자 제대 후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고등학교 및 대학 때부터 이공계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선발해서 조건없는 국가장학금을 지급하고 대학이나 대학원 졸업 후 본인들의 선택에 의해서 국방관련 전문부서에서 일 할 수 있도록 국가차원에서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군복무기간은 신축성 있게 적용하여 국방R&D연구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 항공우주연구소, 국방연구원, 국방대학교 등에서 국방전문분야연구와 실무적용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으면 한다.
또한 군부대에서 직접적인 연구나 적용을 하는 부대인 사이버사령부, 정비부대 등에서 국방실무기술을 습득하고 전문가로 양성되어 제대 후 국가산업에 기여 할 수 있는 전문가로 양성되었으면 한다. 물론 국가에서 투자하는 것에 대한 의무사항은 군복무를 면제받으면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한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청년들을 믿고 그들의 판단을 존중해 주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필자는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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