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완화로 인해 충청지역으로 이전하는 기업이 크게 줄었는가 하면 산업단지 분양 또한 차질을 빚고 있다. ▶관련기사 15·21면
그런데도 지역 정치권은 뒷짐만 진 채 '강건너 불구경'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4일 충남도와 충북도 및 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수도권 과밀현상으로 인해 인근 지역인 충청권으로 이전을 계획했던 일부 기업과 공장들이 지난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 움직임으로 이전을 보류하거나 재검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도권에서 충남으로 이전하는 기업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서산과 예산 등 대규모 산업단지의 분양률도 저조한 실정이다.
실제 최근 3년 동안 수도권에서 충남으로 이전한 기업은 2010년 200개에서 2011년 92개로 크게 준데 이어 2012년에는 69개로 2년 새 65.5%(131개)감소했다.
특히 올해 6월말 현재 '충남행' 수도권 이전 기업은 고작 20개에 그치고 있는 상태다.
지역 산업단지 분양 역시 수도권 규제 완화로 타격받기는 마찬가지다. 충남 도내 전체 산업단지의 분양률은 지난 2009년 97.6%에서 2010년 95.6%, 2011년 93.2%, 2012년 89.5%, 올해 6월 말 현재 88.3%까지 하락했다. 일부 산업단지는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충남도는 (분양률이 매년 감소한 것은)산업단지 공급량이 늘어났기 때문도 있지만,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의 영향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역 경제계는 서산 등 지역 산업단지 분양실적이 저조한 것은 수도권 규제완화가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충남도 투자입지과 관계자는 “MB정부 당시 추진됐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으로 지방으로 이전하려던 기업(공장)들이 오기로 했다가 장기간 보류를 하거나, 이전을 재검토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지역으로 이전하는 기업이 크게 줄었고, 산업단지 분양도 잘 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도의 경우도 “산업단지 조성사업은 수도권 규제완화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 경제전문가들도 수도권 규제완화는 지방 경제 피폐화 할 뿐더러 국가 균형발전에도 역행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천식 대전충청미래포럼 대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균형적인 성장을 보장할 수 있는 국가 균형발전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정치권은 손 놓고 있어 지자체는 물론 지역경제계로부터 강한 불만을 사고 있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로 지방의 경제는 도탄에 빠질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이 뒷짐만진 채 나몰라라 하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1박2일 경제현장 삼천리길'현장방문 중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하지 말고 기능별로 접근해 규제를 풀어야 한다”며 수도권 규제완화 가능성을 시사해, 이를 둘러싼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논란이 일자 기재부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수도권 규제를 정하고 있는 '수도권정비계획법'등의 개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세종=박전규 기자 jkpark@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