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완화 '조짐'… 충청지역 정치권 '뒷짐'

  • 정치/행정
  • 세종

수도권 규제완화 '조짐'… 충청지역 정치권 '뒷짐'

경제계, 기업이전·산단분양 등 매년 감소 지적

  • 승인 2013-08-04 16:30
  • 신문게재 2013-08-05 3면
  • 박전규 기자박전규 기자
MB정부에 이어 현 정부마저 수도권 규제완화 조짐이 엿보이면서 지역경제 성장에 발목을 잡고 있다.

수도권 규제완화로 인해 충청지역으로 이전하는 기업이 크게 줄었는가 하면 산업단지 분양 또한 차질을 빚고 있다. ▶관련기사 15·21면

그런데도 지역 정치권은 뒷짐만 진 채 '강건너 불구경'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4일 충남도와 충북도 및 지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수도권 과밀현상으로 인해 인근 지역인 충청권으로 이전을 계획했던 일부 기업과 공장들이 지난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 움직임으로 이전을 보류하거나 재검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도권에서 충남으로 이전하는 기업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서산과 예산 등 대규모 산업단지의 분양률도 저조한 실정이다.

실제 최근 3년 동안 수도권에서 충남으로 이전한 기업은 2010년 200개에서 2011년 92개로 크게 준데 이어 2012년에는 69개로 2년 새 65.5%(131개)감소했다.

특히 올해 6월말 현재 '충남행' 수도권 이전 기업은 고작 20개에 그치고 있는 상태다.

지역 산업단지 분양 역시 수도권 규제 완화로 타격받기는 마찬가지다. 충남 도내 전체 산업단지의 분양률은 지난 2009년 97.6%에서 2010년 95.6%, 2011년 93.2%, 2012년 89.5%, 올해 6월 말 현재 88.3%까지 하락했다. 일부 산업단지는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충남도는 (분양률이 매년 감소한 것은)산업단지 공급량이 늘어났기 때문도 있지만,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의 영향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역 경제계는 서산 등 지역 산업단지 분양실적이 저조한 것은 수도권 규제완화가 주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충남도 투자입지과 관계자는 “MB정부 당시 추진됐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으로 지방으로 이전하려던 기업(공장)들이 오기로 했다가 장기간 보류를 하거나, 이전을 재검토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지역으로 이전하는 기업이 크게 줄었고, 산업단지 분양도 잘 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도의 경우도 “산업단지 조성사업은 수도권 규제완화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역 경제전문가들도 수도권 규제완화는 지방 경제 피폐화 할 뿐더러 국가 균형발전에도 역행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천식 대전충청미래포럼 대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균형적인 성장을 보장할 수 있는 국가 균형발전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정치권은 손 놓고 있어 지자체는 물론 지역경제계로부터 강한 불만을 사고 있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로 지방의 경제는 도탄에 빠질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이 뒷짐만진 채 나몰라라 하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1박2일 경제현장 삼천리길'현장방문 중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하지 말고 기능별로 접근해 규제를 풀어야 한다”며 수도권 규제완화 가능성을 시사해, 이를 둘러싼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논란이 일자 기재부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수도권 규제를 정하고 있는 '수도권정비계획법'등의 개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세종=박전규 기자 jkpark@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