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배섭 한국폴리텍대학특성화대 학장 |
낮 기온이 최소 33도로 웃도는 탓에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고 ,이로인해 발생할 사태를 대비해 각 기관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국전력거래소는 전력수급 비상경보 단계인 주의를 여러번 발령했다.
지금처럼 전기가 없었던 시대에 살았던 우리 선조들은 더위를 어떻게 이겼을까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봤다.
첫 번째가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이른바 한여름 밤의 또 다른 부인 '죽부인'이다. 열 두 개의 대줄기를 얼기설기 엮어 만든 옛 침구의 하나인 죽부인은 우리 조상들의 여름을 이겨내는 지혜가 돋보이는 피서 도구다. 이 죽부인을 가슴에 품고 자면 대나무의 차가운 감촉뿐만 아니라 솔솔 스며드는 시원한 바람에 저절로 숙면할 수 있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피서법은 졸졸 흐르는 계곡 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濯足)이 그만이다. 발은 온도에 민감해 찬물에 담그면 온몸이 시원해진다. 게다가 흐르는 물은 간장, 신장, 방광, 위장 등의 기(氣)가 흐르는 길을 자극해서 좋다.
꼭 계곡의 물이 아니어도 요즘 같은 더위에 집에서 샤워기의 찬물로 발바닥을 골고루 자극해도 고인 물로 씻는 것보다 효과가 크다. 부부간에 찬물로 상대방의 발을 씻어주면서 발바닥을 두드려주어도 좋다.
또한 각탕(脚湯)아라는 것이 있다. 무릎 아래 부위를 물에 담그는 목욕이다.
섭씨 43~44℃의 열탕에 3분, 16~17℃의 냉탕에 1분씩 담그기를 5번 되풀이한다. 하체의 피가 잘 돌아 관절염 환자나 하체가 약한 사람에게 좋다. 위하수증, 탈장, 치질 등 장기가 처지는 병에 걸린 이에게도 도움이 된다.
이열치열의 모래찜질도 선조들이 즐겼다. 뜨거운 모래는 온몸을 오랫동안 데워 기가 잘 흐르게 해주어 추위를 잘 타는 사람이나 신경통이나 소화장애 환자에게 좋다. 불면증, 우울증, 스트레스로 고생하는 이에게도 도움이 된다.
까칠까칠한 모래알이 피부에 적당한 자극을 줘 살갗에 피가 잘 흐르도록 해 피부건강에 좋다.
무엇보다 삼천리금수강산인 우리나라에서는 집 주위로 조금만 가면 바로 산이 있기 때문에 삼림욕이 여름나기에 가장 효과적이다.
피부 노출이 많기 때문에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라는 화학 물질을 가장 많이 흡수할 수 있다.
웃통을 벗고 하면 효과가 더 크다.
피톤치드는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물질로 가벼운 달리기나 뜀뛰기 맨손체조 등 유산소운동을 곁들이면 더욱 효과적이다.
이열치열의 식생활도 선인들의 지혜를 느끼게 한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찬 음식을 찾는 빈도가 놓아져가고 있으나, 여름철 찬 음식은 건강을 해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한방에 따르면 인체는 계절의 순환변화에 따라 오장육부의 허실상태 구조가 달라지며, 여름철에는 양기가 밖으로 몰리면서 내부는 허한 상태를 이룬다고 한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리고 열을 많이 발산하여 위장의 기운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냉장된 청량음료나 빙과류, 찬 음식 등을 많이 먹으면 설사나 곽란이 일어나기 쉽고, 정기를 상하여 가을철에도 배탈, 위장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여름철에는 양기가 밖으로 모여 내부가 허해지므로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먹어서 양기를 보해야 한다.
오행의 원리대로 열로 열을 다스린다는 선인들의 지혜처럼 여름은 뜨겁게 살아야 한다.
선인들의 슬기를 배워 막바지 무더위를 이겨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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