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씨는 “젊은 나이에 암을 걱정할 나이도 아니고, 자궁암 하나를 검진하겠다고 따로 병원을 찾는 것이 번거로워 검진을 받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에서 검진을 통해 암을 예방하겠다는 취지로 무료 암검진을 시행하고 있지만, 지역 환자들이 이를 기피하고 있다. 박씨와 같이 '번거로워서' 기피하기도 하지만, 암검진의 중요성에 대한 홍보부족 등도 원인이 되고 있다.
▲대전·충청권 암검진 수검률 급감=2011년 이후 지역민들의 무료 암검진 수검률이 급감하고 있다.
31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대전을 비롯한 충남·북, 세종지역민들의 암검진 수검률은 2011년 54.12%였다.
검진대상자는 143만880명이었으며, 이중 무료검진을 받은 지역민은 77만4355명에 불과했다. 절반가량은 무료검진이지만 검진을 받지 않은 것이다.
2012년에는 국민건강보험법이 변경되면서 암검진 대상자가 급증했다. 전년대비 50만여명이 늘어난 192만7467명였지만 수검자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80만2754명으로 41.65%의 수검률을 보였다.
올해는 6월30일 현재 전체 대상자 178만7526명중 31만7320명만이 검진을 받아 수검률이 17.75%에 그치고 있다.
지역의 검진률은 전국평균 15.56%(2013년 상반기 기준)에 비해 다소 높지만 수검률 급감현상은 두드러진다.
▲무료 암검진 왜 안받나?=정부는 의료급여 수급자와 건강보험 가입자의 하위 50%에 해당하는 국민은 5대암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검진비용은 전액 국가가 부담하고 있다. 상위 50% 국민은 본인 부담금 10%만 내면 암검진을 받을 수 있다. 검진대상 항목은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5가지다.
위암은 만 40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하면 2년주기로 위장 조영검사나 위내시경을 받을 수 있고, 간암은 만 40세 이상 남녀로 간경변증과 B형·C형 바이러스 양성일 경우 6개월마다 간초음파 검사 등을 받을 수 있다. 대장암은 50세 이상 남녀로 1년마다 분변잠혈반응검사 이상 소견시 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방암은 40세 이상 여성, 자궁경부암은 만30세 이상 여성이면 2년주기로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수검률 급감의 원인으로 홍보미흡과 수검자들의 인식 부족을 꼽고 있다. 일반 직장인 검진의 경우 산업안전 보건법에 의해 직장인이 검진을 받지 않을 경우 사업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암검진은 수검자 개인 의지에 따라 하고 있으며 특별한 불이익이나 강제사항은 없다. 과거 검진을 받지 않고 암이 발병했을때 암치료 본인 부담률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강제성을 띠는 제도는 없다.
대전지역본부 관계자는 “과거에는 일반검진 대상자가 돼야 암검진 대상자가 됐지만, 현재는 완화되면서 대상자 자체가 대폭 늘어나서 수검률이 급격히 감소했다”며 “무엇보다 조기검진이 비용대비 효과가 좋지만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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