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대한건설협회 및 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종시 민간 분양 물량은 1만7792호. 이 가운데 호남권 중흥건설이 4213호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고, 같은 지역 호반건설이 2129호로 뒤를 이었다.
2개 건설사가 전체 물량의 35.6%를 차지한 셈이다.
이 같은 경향은 결국 해당 건설사의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승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중흥건설은 전년 77위에서 63위까지 14계단 뛰었고, 호반은 32위에서 24위까지 오르며 23위인 계룡건설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1316호를 분양한 호남권 모아건설도 지난해 순위권 밖에 머물다 145위, 1135호를 공급한 제일건설도 125위로 약진했다.
또 모아와 제일은 지난해 세종시 공동주택 공급 순위에서 6, 7위권을 차지했다.
물량 기준 2~4위이자 수도권 대형업체인 현대엠코(1940호)와 한양(1701호), 한신공영(1642호)이 매년 시공능력평가 30위 이내 대형업체인 점을 감안하면, 호남권 업체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현대엠코가 21위에서 13위로 급상승했고, 한양과 한신은 각각 26위, 27위로 전년과 유사했다.
개별 건설사가 전국적인 사업망을 갖춘 점을 감안할 때, 세종시 특수가 곧 시공능력평가 상승의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하지만 세종시에 대량 물량 공급이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승에 적잖이 기여했다는 게 전반적 인식이다.
호남권의 한 건설사는 “전국 사업장 확대 효과도 있었지만, 세종시 분양 물량 확대가 평가순위 향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대전 대표기업 계룡건설은 지난해 도시형생활주택 299호 공급에 그치면서, 19위에서 23위로 하락했다. 충남권에서는 세종시 공급이 전무한 경남기업이 14위에서 21위로 떨어졌다. 공공발주 물량 축소와 건설경기 부진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지만, 결과만 놓고 볼 때 지역 대표 건설사들로서는 뼈아픈 부분이다. 지역 건설사들은 최근 3생활권 공동주택용지 분양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내년 상반기로 예정된 2-2생활권 설계공모에 가점 부여를 넘어, 벌떼식 계열사 동원으로 당첨 확률을 높이는 현행 추첨제 토지공급 방식 개선을 요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행복청과 LH는 형평성 논란을 감안, 사실상 이 같은 방안 추진을 보류한 상황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세종시에 전국 건설사들의 참여기회를 여는 건 맞지만, 현행 입찰방식 문제가 특정 지역 건설사의 독점을 낳고 있다”며 “혁신도시 등 국책사업 성과가 지역에 적절히 할당되는 점을 감안할 때, 제도개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희택 기자 nature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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