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사 동에서 돌아오는 길,
비가 내린다. 이슬비가 내린다.
내가 동에서 돌아오는 길이라는 것을 아는지,
내 마음은 언제나 슬픔처럼 서녘에 머물고,
이제, 제복을 벗고
옷을 갈아입고, 행군의 재갈물림도 없건만은,
애벌레처럼, 뽕나무 밭의 애벌레처럼,
이 밤도 홀로 잠드나니,
아직도 나는 병거 아래 밤을 지새야 하는가.
我徂東山(아조동산), 慆慆不歸(도도불귀), 我來自東(아래자동),
零雨其濛(영우기몽), 我東曰歸(아동왈귀), 我心西悲(아심서비),
制彼裳衣(제피상의), 勿士行枚(물사행매), 蜎蜎者蠋(연연자촉),
烝在桑野(증재상야), 敦彼獨宿(퇴피독숙), 亦在車下(역재거하).
徂(조): 갈 조
慆(도): 오래 머물 도
濛(몽): 가랑비올 몽
行(행): 행진(行陣) 행
枚(매): 말하지 못하도록 젓가락을 입에 물리는 것(=箸)
敦(퇴): 홀로 잠잘 퇴
蜎(연): 애벌레 연
蠋(촉): 애벌레 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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