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구 문화동 계백로에 있는 운동기구가 불법 옥외광고물을 잡아주는 지지대 역할로 쓰이고 있다. |
현황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관련부서간 관리를 떠넘기는 모양새도 보이고 있다.
투입된 예산에 비해 운동기구의 이용도 많지 않아 후속대책이 시급하다.
30일 중구에 따르면 2010년 소규모 주민숙원사업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와 장시간 운전으로 지친 택시운전사의 휴식공간 마련을 위해 횡단보도 앞과 택시정류장 등에 운동기구를 설치했다.
부사·안영·유천·오류·태평동 등 5곳에 택시운전사들이 허리운동을 하며 피로를 풀 수 있도록 트위스트 머신을 설치한 것이다.
운동기구는 각 자치구당 1년에 2000만원(시비 1000만원·구비 1000만원)으로 아파트, 공원 등에 설치하고 있으며, 1대당 200만~500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택시운전사들을 위해 마련한 운동기구의 관리가 허술해 막대한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중구청 관련부서는 해당 운동기구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관리 주체를 찾지 못했고, 설치부서는 현황 파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운동기구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설치된 운동기구를 관리하는 부서가 정확하지 않아 유지·보수를 하지 않는 실정이다.
30일 문화동 계백로에 있는 한 운동기구의 경우 주변 상가의 풍선형 간판 등 불법 옥외광고물을 잡아주는 역할로 쓰이고 있었다.
주변에 택시운전사들이 있었지만, 이용객은 불과 1~2명에 지나지 않는 등 이용도 많지 않았다.
같은날 태평동 삼부프라자 앞에 있는 운동기구도 택시운전사와 시민들의 이용을 찾아볼 수 없었다.
1대당 수백만원씩 들여 설치한 운동기구가 제대로된 사전 수요조사 없이 마구잡이로 지어져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같은 사례에 시민들은 주먹구구식 행정이 낳은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박모(31)씨는 “관리도 안되고 이용도 많지 않은 운동기구는 세금을 낭비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면서 “적정성과 예산 낭비가 없는지 따져보고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2010년에는 구청 여건상 운동기구 설치를 맡아서 했지만, 현재 유지·보수를 할 수 있는 예산이 없다”며 “유지·보수가 가능한 부서와 상의해 봐야겠지만, 관리 업무에 대해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영재 기자 youngjae@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