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삼규]왜 가치관 교육이 중요한가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곽삼규]왜 가치관 교육이 중요한가

[교육단상]곽삼규 보령 대남초 교감

  • 승인 2013-07-30 14:10
  • 신문게재 2013-07-31 20면
  • 곽삼규 보령 대남초 교감곽삼규 보령 대남초 교감
▲ 곽삼규 보령 대남초 교감
▲ 곽삼규 보령 대남초 교감
작금의 우리 세태는 혼돈 속에서 방향도 모르고 앞으로만 달리는 모습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하면서부터, 좀 더 이르게는 유치원 전부터 그저 달리고 있다. 왜 달리는지도 모른다. 남들이 달리니까 그냥 달린다. 사회에서는 물질 제일주의요, 학교에서는 성적 지상주의다. 무한경쟁으로 인한 혼돈 속에 올바른 가치관을 갖지 못하고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학교 폭력으로 선하고 약한 아이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고 때론 죽음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모두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기는 일들이다. 이럴 때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시켜 주는 것이다. 가치관이 분명하게 서 있는 사람은 매사에 자연스럽고 당당하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대처할 수 있다. 학교폭력에도 피해를 입지 않는다.

가치관 교육은 관심만 있으면 쉽게 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부모의 합리적인 가치관이 자녀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자녀와 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족 독서와 토론을 통해 생각을 나눔으로써 가치관을 형성하는 방법도 있다. 학교에서는 교사가 예화나 위인들의 모습을 통하여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부모나 교사에 대한 신뢰성이 전제가 된다. 교사와 부모는 애정과 대화를 통하여 아이들의 생각을 이끌어야 한다. 자기 부모나 담임과 레포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면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따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른들의 모범과 솔선수범이 중요한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가치관이 형성되어 자아를 생각할 때다. 성장 시기에 맞는 적절한 지도로 아이들의 건전한 자아관 형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가끔 담임선생님과 상의를 하고 학급에 들어가서 다양한 주제로 아이들과 문답을 한다. 나라 사랑, 환경, 타인 배려, 생명 존중 등. 한번은 휴대전화 없는 사람(요새는 거의 스마트폰이다) 손들어보라고 했다. 떳떳하게 손을 드는 아이도 있고, 슬그머니 드는 아이도 있다. 한 학급에 3~4명 정도 된다. 여기서도 가치관 교육과 연관하여 지도할 수 있다. 휴대전화의 장단점과 필요성을 함께 알아본다. 우선 나쁜 점. 비싼 비용, 건강문제, 가장 중요한 집중력 저하 등을 알아보고, 장점이라야 안전성과 편리성인데 학생들이 굳이 거기에 맞출 필요가 있을까를 생각해 보게 한다. 물론 세대차이가 있고 이해 못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굳이 그 비싼 휴대전화로 부모님을 힘들게 할까 물어본다. 그래서 자신이 판단해보고 필요가 없으면 부모님이 사준다고 해도 괜찮다고 하는 의젓한 생각이 바로 올바른 가치관인 것이다. 친구들은 모두 있는데 나만 없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자신의 판단이 옳으면 당당하게 생각하라고 격려한다. 이것도 가치관을 고양시키는 방법이다.

예전 어떤 여고생의 글이 생각난다. 부모의 직업이 환경미화원으로 자신의 부모 직업이 부끄러워 친구들과 함께 길을 가다가 저만치 앞에 부모가 도로에서 청소하는 모습이 보이면 슬그머니 다른 길로 가곤 했다. 철이 들자 부모를 부끄러워 한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친구들 앞에서도 길에서 청소하는 부모에게 다가갔다는 실화인데, 이것이 바로 당당한 가치관이다. 친구들에게 '우리 부모님이야. 인사드려. 나를 가르치시느라 고생을 많이 하셔'라고 당당하게 얘기하면 친구들은 오히려 그 학생을 존중하게 된다. 이렇듯 내면과 가치관이 충실한 사람은 학교에서, 사회에서, 생활에서 내가 주인공이 되어 당당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것이다. 가치관이 분명한 사람은 절대 고독하지 않다. 흔들리지 않는다. 절대 두렵지 않다. 우리 아이들에게 가치 있고 당당한 가치관을 길러주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