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뿌리공원 유료화, 아직은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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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뿌리공원 유료화, 아직은 이르다

  • 승인 2013-07-27 14:23
  • 신문게재 2013-07-29 21면
136개의 성씨 조형물이 설치된 뿌리공원은 학생들의 현장학습 장소로 제격이다. 특히 요즘 아이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조상의 뿌리를 현실감 있게 설명해줄 수 있는 족보박물관까지 이곳에 있어 그 어떤 곳보다 학습효과가 높다. 이 뿌리공원이 다음 달부터 입장료를 받는 유료공원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중구청이 밝히는 유료화의 이유는 뿌리공원이 입장료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성숙했고, 공원을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하는데 일정한 수입이 필요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유료화가 돼야 서비스 수준이 높아진다는 논리다.

시민과 구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원을 잘 가꾸고, 관리하는 것은 구청의 의무요, 책임이다. 그렇다고 공원이 완성돼 간다고 입장료를 받겠다고 나서는 것은 구행정의 경영미숙을 고백하는 꼴이나 다름없다. 잘 조성된 공원을 시민과 구민들이 언제든지 무료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경영하는 것이 바로 해당 구청의 제대로 된 행정이요, 위민 정신이다.

중구청은 매년 10억 원씩 소요되는 유지·관리비를 고려해 입장료 징수를 고려했다고 밝히나 이는 유스호스텔 수준의 효문화마을에서 그 답을 찾아야 옳다. 이곳에서 수익모델을 연구함은 물론 족보박물관의 활성화 모색 등 뿌리공원 내 특화된 시설의 운용에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입장료 징수가 현실화된다면 이곳을 찾는 많은 어린이들의 현장학습 발길이 주춤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많은 어린이들이 이곳을 찾는 전제 조건 가운데 하나는 다름 아닌 입장료가 없다는 점이다. 무료 관람은 곧 뿌리공원의 장점인 만큼 입장료 징수는 당분간 유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전시도 동물원 오월드의 입장료를 다음 달부터 대폭 인상키로 했다. 그러나 경영효율화를 입장료 인상으로 끌고 가려는 것은 경영의 초보단계임을 내보이는 꼴이다. 오월드의 경우 두 명의 아이를 둔 가정이 한 번 입장하려면 최소 3만 4000원이란 요금이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 얼마나 많은 가족들이 이 입장료를 지불하면서 오월드를 즐길지 걱정스럽다. 중구청이나 대전시 모두 공원시설이나 놀이시설의 수익창출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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