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2008년에 기록한 40위를 비롯해 2009년 39위, 2010년 39위보다 4계단 하락한 것이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못 미치는 순위다.
이처럼 한국의 부패지수가 낮아지는 데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고위공직자의 청탁 관행, 낮은 청렴도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정상이 매우 아니다.
나는 불행한 나라에 살고 있는가.
그럴지도 모른다. 우리는 세상에 누구를 존경하며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고 산다.
잘못된 일이다. 나라에 존경할 인물이 안 계시다니 말이다. 나라의 최고 어른이신 전직 대통령 가운데 행복한 결과를 얻은 분이 단 한 분도 없다.
그다음으로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을 믿고 의지하는 사회 풍조도 전혀 아니다.
불신이 너무 깊다. 하지만, 사람들은 끊임없이 줄을 대려고 발버둥을 친다. 당하면서도 누군가를 누르지 않으면 올라서지 못한다며 국민은 불안해한다. 혹자는 뇌물을 안 받은 청렴한 사람을 혼자만 잘난 척한다고 비꼬기도 할 정도다.
언론에 보도되는 청문회를 보고 있자면 여지없이 위장전입은 물론, 탈세와 투기를 안 한 사람이 없으며, 최근에는 대기업 총수와 갑의 횡포, 성 상납, 납품비리, 교육청비리, 고위 공직자비리 등등 사회 최상층들의 비리가 먼지 털리듯 나오고 있다.
아직 세상에 밝혀지지 않은 일들이 얼마나 많을까를 생각해본다. 게다가 사초가 어쩌고, 녹취록이 어쩌고 등 정국이 온통 난리다.
하지만, 필자가 요즘 진짜로 짜증이 나는 것이 있다. 웬만하면 참겠지만 정말 짜증이 치솟는다.
덥기 때문이다. 요즘 날씨 정말 덥다. 매우 덥지만, 학교에서는 정규시간 외에 에어컨을 안 틀어준다. 비가 오면 습도가 높아져 더 힘들다. 학교를 나가라는 것인지, 버티라는 것인지 모를 정도다.
대학 도서실에서 더위에 괴로워하며 버텨내는 학생들을 보면 더 화가 난다. 에너지 절약을 하는 것도 어느 정도지 이건 도가 지나치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누구 때문에 이 지경이 되었나.
정말 큰 문제는 이것이 인재라는데 있다. 필자는 이번 전력난 위기를 국가재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전 국토가 이 지경인데 나라가 너무 조용하다. 이것도 이상하다.
이같이 하루하루를 더위와 짜증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당장 해결책이 없다는 견해만 되풀이하고 있다. 그것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줄줄이 비리에 관여하며 나라를 이 지경으로 펄펄 끓게 하였는데도 정작 해결책이 없다고 한다. 미치겠다. 만약 일본처럼 원전사고가 났다면 이 조그만 나라가 어찌 됐겠는가는 상상하기도 싫다.
언론의 보도를 구체적으로 읽어보면 아직도 해당 비리사건의 줄기를 캐지 못했다는 내용도 있다. 도대체 우리나라의 부패는 어느 정도인가. 상상하기도 싫다.
과거 필자는 인도네시아에 간 적이 있다. 당시 인도네시아에서는 집집이 집 앞에 국왕 사진을 마련해 놓은 뒤 아침마다 건강을 기원하는 기도를 드렸다.
이에 필자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질문했다. “국왕의 사진은 나라에서 만들어 준 것입니까 개인이 만든 것입니까.”
필자의 질문에 인도네시아인들의 대답은 놀라웠다. 그들의 답변은 개인이 만들어서 기원을 드린다는 것이었다.
무척 부끄러웠다. 당장 필자의 집에 누군가의 초상을 세워 안녕을 기원 드릴까를 생각해봤는데 누구를 세우더라도 비난받게 될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나는 존경할 사람이 없는 불행한 나라에 살고 있구나.”
요즘 필자는 많은 것을 포기했기에 별로 세상에 바라는 것이 없다. 그렇지만,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을 이끌 후대들에 무언가 이바지를 해야 하겠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부디 박근혜 대통령과 제19대 국회를 이끄는 국회의원들, 그리고 지방 살림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시장과 구청장, 군수들이 나라를 잘 이끌어 국민이 걱정 않고도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되도록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몇년 뒤, 존경하는 누군가 안녕을 기원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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