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도 울었다 24일 공주시 공주사대부고 운동장에서 열린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희생 학생 합동영결식에서 유가족이 영정을 들고 오열하고 있다. 공주=손인중 기자 |
그들은 24일 우리 곁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떠났다.
태안 해병대 캠프에서 희생된 학생들의 영결식이 열린 공주사대부고 운동장은 눈물바다였다. 작은 도시 공주도 같이 울었다.
영결식에는 유족을 비롯해 서남수 교육부 장관, 안희정 충남지사, 학교ㆍ동문, 주민, 취재진 등 1000여명 이상이 몰렸다. 고인에 대한 묵념, 약력보고, 조사, 추도사, 종교의식, 헌화ㆍ분향 등 순으로 진행됐다.
오전 10시께 공주장례식장에서 출발한 운구차가 학교운동장에 도착하자 하늘에서도 서글픈 빗줄기가 쏟아졌다. 하늘도 꽃다운 나이, 꿈도 펴지 못한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슬퍼했다.
아이들의 영정사진이 도착하자, 유족들은 먼저 떠나보낸 아이들의 영정사진에서 발을 떼지 못하며 오열했다. 차마 일어나지 못하고 가족들 품에서 울다 지치기를 반복했다. 조문객들의 울음소리인지, 빗소리인지 모를 서글픈 눈물이 오전 내내 공주사대부고를 적셨다.
서만철 총장의 조사와 교사ㆍ친구들의 추모사가 이어졌다.
서 총장은 “그대들의 자부심이었던 학교가 그대들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어른들이 만든 세상이 고작 이 정도인지 모든 국민이 회초리 앞에 서있다”며 “이제 다섯이서 동무 되어 외롭지 않은 바람과 향기가 돼 슬픔에 잠긴 가족, 친구들을 위로하며 영원한 자유가 되라”고 애도했다.
서 장관과 안 지사도 슬픈 표정으로 학생들을 추모했다.
교사와 친구의 추도사에는 모든 이들이 함께 울었다.
이윤재 교사는 “제자들을 떠나보내며 지켜주지 못한 선생님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 제자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며 “이들에게 못다 한 사랑을 여기 남아있는 제자에게 아낌없이 나눠주겠다”고 슬퍼했다.
친구 김현경 군은 “너희 내 말 듣고 있지, 친구들아 너희를 이렇게 떠나보내지만 우리는 너희를 가슴에 묻고 더 열심히 살아가겠어”라며 “너희를 잊고자 아니 너희를 더 크게 느끼고자 정말 열심히 살아갈거야”라고 애도했다. 영결식이 끝난 운구차는 천안추모공원으로 이동했다.
장태인 군의 아버지 장광오씨와 유족들은 천안추모공원 지하 1층에서 화장로로 옮겨지는 운구를 부둥켜 잡고 오열했다. 장군의 어머니는 상기된 채 실신했다.
그 뒤로 고 진우석, 김동환 군 등 4개 운구도 4~5분 간격으로 화장로로 옮겨지자 유족, 친구, 교사 등 모든 이들이 울부짖었다.
화장로로 이어지는 50m의 통로는 이를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생과 사의 갈림길을 말하듯이 엄숙하고 멀게만 느껴졌다. 학생들은 2시간가량 화장을 마친 뒤 천안공원묘원에 합동 안장돼 영면에 들어갔다.
조성수ㆍ공주=박종구ㆍ천안=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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