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質)은 모탕 은(斦)에 조개 패(貝)를 받친 글자이다. 돈이나 재물은 인간의 생활을 영위하는 바탕이라는 데서 '바탕', '품질'이라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다.
법언은 논어의 문체를 모방한 책이다. 이 책 오자 편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옛날에 한 사람이 물었다. '어떤 사람이 공자의 문하에 들어가 공자의 책상에 앉고 공자의 옷을 입는다면 그 사람은 공자라고 할 수 있습니까?' 하고 물으니, '무늬는 그럴 듯하지만 바탕은 그렇지 않네' 하고 대답했다. 혹자가 다시 '바탕이란 무엇을 말합니까?' 하고 물으니 '양은 그 몸에 호랑이 가죽을 씌어 놓아도 풀을 보면 뜯어 먹고, 승냥이를 만나면 두려워 떨며 자신이 호랑이 가죽을 뒤집어 쓴 사실을 잊어버린 채 강한 동물을 만나면 두려워하니 이것이 바로 약한 양의 속성이라네'하고 대답했다.”
이 말은 양이 호랑이 가죽을 뒤집어써서 겉은 호랑이처럼 보일지라도 호랑이의 바탕까지 갖추지는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부터 양질호피는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내실은 빈약하다”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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