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피한 야간 쇼핑객이 늘고 있다. 휴가철까지 맞물려 더위도 피하고 싼 가격에 장을 보는 소위 '올빼미 쇼핑족'이 증가한 것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더위와 장마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더위를 피하고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야간 쇼핑 분위기가 뚜렷하다.
해마다 이맘때면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최악의 전력난으로 실내 냉방온도 제한까지 겹쳐 올해 야간 쇼핑객은 더 늘어나는 추세다. 이를 반영하듯 대형마트는 야간 쇼핑객을 위해 다양한 할인판매를 진행하는 등 '서머 마케팅'에 한창이다.
A대형마트는 오전과 야간에 할인율을 높인 타임세일을 펼치고 있다. 매일 밤 9시부터 자정까지는 '야호(夜好) 세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는 '굿모닝 세일'을 실시하는 것이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처분하는 '떨이' 개념이 아닌 다양한 상품을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
A대형마트 관계자는 “'떨이' 개념의 타임 세일 고정관념을 탈피해 유통기한이 임박한 신선식품 위주가 아닌 가공식품류, 계절 성수기 제품 등 시즌성 상품으로 라인업을 늘렸다”며 “오전에는 신선식품 위주로 진행하고 야간에는 유통기한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상품들도 구성해 쇼핑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B대형마트 역시 점포별로 상황에 맞에 다양한 깜짝세일을 펼쳐 야간 쇼핑객을 잡고 있다.
일일 내점고객 수를 분석한 결과 오후 6시 이후 쇼핑객이 지난 4월부터 전월 대비 매월 10~15% 늘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6월 중순부터 최근까지의 매출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야간 매출이 하루 전체 매출 비중의 60%대에 육박할 정도다.
B대형마트 관계자는 “야간 쇼핑객은 비교적 시간이 여유로워 가족 단위 쇼핑이 많아 매출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점포별로 탄력적인 판촉행사를 통해 고객 유치에 총력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쇼핑객들도 일석이조의 이익을 챙기고 있다.
더위도 피하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저렴한 가격에 필요한 상품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주부 윤모(43)씨는 “단순히 쇼핑 목적보다는 남편이나 아이들과 함께 대화를 하면서 생필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좋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아빠와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어 집안 분위기가 한층 나아졌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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