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청이 '공주사대부고 참사' 발생 이후 해병대 캠프 개최를 추진하려다 부랴부랴 취소하는 촌극을 빚었다. 더욱이 사설 캠프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기 시작한 직후 일선 학교에 참여 요청 공문을 보낸 것으로 드러나 사태 파악을 못 한 신중치 못한 처사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교조 대전지부과 대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2013년 또래지킴이 리더십 육성 캠프' 참여 요청 공문을 일선 중·고교에 발송했다. 이 캠프는 시교육청이 (사)해병대전우회 대전시연합회와 공동으로 여는 것으로 올해로 7회째를 맞는다. 이달 29일부터 31일까지 동구 침산동 청소년수련마을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며 참가규모는 250명이었다. 하지만, '공주사대부고 참사' 이후 교육부 체험활동 점검 지시 등이 잇따르면서 대전교육청은 돌연 태도를 바꿨다. 지난 22일 일선 학교에 해당 캠프를 취소한다는 공문을 재차 발송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동수 전교조 대전지부 사무처장은 “태안에서 참사가 일어났음에도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며 “무사안일하게 행정을 한 것이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대전교육청 한 직원은 “해병대 캠프를 개최하려다 취소한 것은 사실”이라며 “사고 직후 공문을 발송한 것은 캠프 예정 장소가 바다가 아닌데다 이미 예정돼 있던 행사이어서 그렇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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