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모기와 빈대 등은 사람뿐만 아니라 집짐승도 괴롭혔기 때문에 한여름 밤이면 보통 신경 쓰이는 것들이 아니었다. 한 번 물리면 몹시 가렵고 부풀어 올라서 잠을 설치기 일쑤였으며, 긁어서 생긴 생채기가 덧나기라도 하면 팔다리에 성한 곳이 없었다. 산이나 숲에서 물리면 그 고통은 더 심했으며 지속기간도 길었다. 최근에 밝혀진 바로는 산이나 숲에서 사는 해충들이 더 독하다기보다는 사람과 접촉이 적어서 아직 인체 내에 면역물질이 생기지 않아서 고통이 심하고 더 독한 것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충들을 피하려고 모기장을 고안하는가 하면 해충을 쫓는 성분들이 있다고 여겨지는 쑥과 같은 풀들을 모아 불을 피워 해충들을 멀리하고자 하였다.
빈대 같은 해충들은 교묘하게 모기장 밑을 파고들어 와 괴롭히곤 했기 때문에 모기보다도 더 세심하게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 젊은 세대들은 모기는 경험하지만 빈대는 좀 생소할 것이다. 어른들의 말씀에 의하면 빈대에 물리면 모기보다 고통이 더 심해서 빈대가 더 골칫거리였다고 한다. 모기장을 치고 자도 빈대가 교묘히 모기장 밑을 기어들어 와서 물곤 했기 때문에 모기장 아래쪽에 볏짚 재를 쌓아 막아도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괴롭히곤 했다고 한다. 그래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라는 말이 생겨났을지도 모른다.
최근에는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해충들도 극성을 부려서 여러 가지 약물이나 기기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선풍기 바람을 세게 틀면 바람 세기보다 약한 모기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한다.
정동찬ㆍ국립중앙과학관 전시개발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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