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자주 쓰이는 표현이 '시민의식 결여'다. 자기편의적 습성을 버리고 산행 중 발생한 쓰레기 안 버리기, 쓰레기 되가져오기의 마인드까기 함께 챙겨 가야 한다. 등산로 주변 쓰레기 방치나 투기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방법은 물론 일과성 행사가 아닌 생활화다.
그런데 아쉽게도 실상을 보면 자발적ㆍ자율적인 실천 의지에만 기대기에는 다소 시기상조일 듯하다. 대전시나 자치구들도 둘레산길 자랑에 열을 올리기 전에 '클린운동'이라도 벌여야 할 시점이다. 인기 있는 둘레산길로 자리잡으려면 '생태산길'로 만드는 게 선행돼야 할 순서다.
둘레산길뿐만이 아니다. 요즘 하천변이나 유원지에는 이용객들이 부쩍 늘면서 쓰레기 천지가 되고 있다. 대전 3대 하천만 해도 피서객 맞이 대청소를 공언했지만 의지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각 하천 둔치에는 삼겹살 파티 후 술병 등 쓰레기를 두고 떠나는 불미한 경우가 쉽게 눈에 띈다. 서울에서는 지금 공원 안의 바비큐 시설 설치 문제를 놓고 찬반양론이 뜨겁다. 규제하지 않으려면 최소한 쓰레기 불법투기와 같은 행위는 막는 게 정상이다.
시민의식만 탓하고 관리상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책임이 면피되는 것은 아니다. 쓰레기 투기장을 녹색 쉼터로 돌려놓으려면 지속적인 계도와 단속도 곁들여져야 한다. 사후 조치보다는 불법투기에 대한 예방이 당연히 더 중요하다. 등산로에서의 흡연은 화재 위험까지 유발하고 있다. 쓰레기 불법투기는 양심을 버리는 행위와 다름없다.
둘레산길 명소화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다면 더더욱 '쓰레기산길' 오명을 듣게 해서는 안 된다. 등산로 군데군데 소형쓰레기통을 설치하자는 의견도 분분하다. 쓰레기통 설치로 또 다른 불결이 걱정된다면, 예컨대 안내멘트와 분리 배출 장면을 영상 녹화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부산 수영구의 사례도 참고해볼 만하다. 대전둘레산길을 이용하는 시민이면 생태산행을 실천한다는 마음으로 그 길을 사랑할 줄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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