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정제사까지 가담, 940억대 가짜석유 조직적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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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정제사까지 가담, 940억대 가짜석유 조직적 유통

경찰·공무원·세무사 등 합세… 천안지청 32명 적발 석유관리원 간부 단속정보 유출

  • 승인 2013-07-22 17:57
  • 신문게재 2013-07-23 6면
  • 천안=김한준 기자천안=김한준 기자
국내 최대 석유용제생산업체까지 개입돼 940억원대의 가짜석유를 유통해온 업체와 뒤를 봐준 석유품질관리원 간부와 경찰 등 관련사범 32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대전지검 천안지청 형사2부(부장검사 한웅재)는 단속 정보 제공을 빌미로 2억원대 금품을 수수한 A(58)씨 등 한국석유관리원 간부 4명과 청부수사나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경찰 B(48)씨와 세무공무원 C(44)씨 등 전·현직 (준)공무원 6명을 뇌물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또 단속브로커 D(49ㆍ변호사법위반)씨 등 단속정보유출 조직책 2명과 원료를 판매한 석유정제회사 회장 E(52ㆍ석유사업법위반)씨, 청탁 명목으로 세무공무원에게 돈을 건넨 세무사 F(54ㆍ알선수재 등)씨 등 8명도 구속됐다.

나머지 가짜 석유 제조업자에게 원료를 운반해준 특장회사 사장 G(46ㆍ석유사업법위반 방조)씨 등 9명을 불구속기소하는 한편 달아난 가짜 석유 판매업자 H(44)씨 등 3명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석유품질관리원 간부인 A씨는 2008~2011년 단속정보를 브로커에게 건네주는 대가로 매달 1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는 등 모두 2억1000만원을 수수했으며 나머지 간부들도 2000만~2500만원을 받아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B씨 등 경찰 4명은 가짜 석유 판매 청부 수사 대가로 금품과 향응을 받거나 단속브로커에게 지명수배 내역을 빼내 도피를 도왔으며 세무공무원 5명도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석유정제회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브로커 D씨 등은 가짜석유판매업자로부터 매월 일정액을 수금해 일부를 공무원 등에게 상납하는 대신 단속 정보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결과 이들 석유품질관리원 간부는 휴대전화 추적을 피하려고 브로커로부터 대포폰을 건네받아 숨겨두고 가족을 통해 간접적으로 브로커에게 단속 정보를 유출했으며 한 간부는 단속 경찰과 함께 가짜 석유 판매업자가 운영하는 주유소에 거액을 투자한 사실도 드러났다.

석유정제회사 회장 E씨는 공장에서 생산한 209억원 상당의 가짜 석유 원료 1747만ℓ를 자신과 특수관계에 있는 특장회사의 탱크로리로 가짜경유 제조업체에 불법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가짜석유 제조업체는 943억원 상당의 가짜경우 5241만ℓ를 제조해 불법판매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가짜석유 제조 및 유통은 근본적으로 세금탈루 등 불법 이익을 취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수사는 석유정제회사까지 개입된 대규모 불법유통조직을 적발한 것으로 가짜경유의 공급원을 차단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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