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소상공인간의 종속적 갑을관계 횡포를 드러낸 남양유업 사태가 발생한지 80여일. 사태가 불거질 당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키며 논란을 빚었다.
정치권의 가세와 공정거래위원회 및 검찰의 조사까지 남양유업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측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법적 처벌 이외에 사측과 대리점주들간 대화와 합의를 통해 사태는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막대한 타격을 입은 현역 대리점주들의 속은 아직도 새까맣게 타들어 있다.
국민의 분노를 야기시킨 남양유업에 대한 불신과 불매운동 등 매출이 곤두박질 쳤지만 원상회복은 더디기 때문이다.
남양대리점 대전지역 이계원 대표는 “식품이다보니 한번 추락한 이미지 회복이 좀처럼 쉽지 않다”며 “회사에서도 광고를 준비하고 있지만 여론이 어떻게 반응할지 의문이어서 결정짓지 못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측과 별도로 현역 대리점주들은 생계가 달린 문제인 만큼 스스로 자구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납품 차량에 호소문을 써붙여 가며 이미지 개선에 나서는 것이다.
이 대표는 “납품 차량에 '고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더 좋은 제품, 신선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는 플래카드를 붙여 운행하고 있다”며 “'대리점이 무슨 잘못이 있느냐'고 격려해주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아직까지 상당수는 냉랭한 분위기다”고 말했다.
현역 대리점주들은 하락한 매출 보전을 위해 지속적인 행사진행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사측에서도 이전보다 제품 단가를 낮춰 공급해주는 만큼 다양한 행사 진행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 싼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예전에는 대리점이 회사에 물량을 주문하면 그것은 무시되고 회사의 요구사항대로 물량을 받는 밀어내기가 비일비재했지만 지금은 대리점의 요구가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반품 또한 쉬워졌다”며 “한 기업의 그릇된 행위로 문제가 발생했고, 이제는 개선돼가는데다 제품의 질은 예전과 다름없는 만큼 소비자들이 믿고 제품을 구매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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