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은 국내 21개 산학연과 10년간 협력해 지난 2011년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대용량 선형 양성자 가속기(최대 가속 에너지 100MeV-최대 빔 전류 20mA) 개발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 2년여 동안 대전과 경주에서 나눠 제작한 가속장치를 경주로 이전해 합체하고 빔 이용 시설 구축과 시험 운전 등 준비 과정을 거쳐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
경주 양성자 가속기는 초당 약 12만 조개(=12경 개) 이상의 양성자를 100MeV(1억 전자볼트=1.5볼트 건전지 6700만개로 가속할 수 있는 에너지)로 가속할 수 장치로, 빔 전류 10mA 이상의 대용량 양성자 가속기가 가동되는 것은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ORNL)의 SNS, 일본 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의 J-PARC 등 2곳뿐이다.
경주 양성자 가속기에는 가속 에너지 20MeV와 100MeV의 빔 이용 시설 각 5개씩 총 10개의 빔 이용시설이 구축될 예정으로, 이번에는 일차적으로 20MeV와 100M 빔 이용시설 각 1개씩을 이용자들에게 개방하게 됐다.
양성자 가속기는 수소 원자에서 전자를 제거하고 남은 양성자를 고전압을 이용해서 빛의 속도 43%(초당 13만㎞)로 가속한 뒤 물질과 충돌시켜 물질의 구조와 특성을 원자 수준에서 변형시키는 장치다.
양성자가속기는 나노기술(금, 은 나노입자 제조, 나노 가공), 정보통신(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에 활용되는 고효율 전력반도체 소자 개발), 생명공학(돌연변이 육종을 통한 신품종 유전자원 개발), 우주 항공(내방사선 부품 개발), 에너지 및 환경(태양전지 개발), 의료기술(양성자 암 치료 기술 개발, 동위원소 생산) 등 다양한 연구개발 및 산업 분야에 활용 가능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가속기 개발 및 제작 단계부터 경주 양성자 가속기가 다양한 분야의 연구개발에 활용될 수 있도록 빔 이용 기술을 개발하고 이용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가속기 본격 운영에 대비해 왔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올해 안에 900건 이상의 빔 서비스를 다양한 분야의 산학연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용자 공모를 통해 과학위성용 광섬유 '광학형 자이로'를 개발하고 있는 ㈜파이버프로를 첫 번째 이용자로 선정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경주 양성자 가속기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앞으로 빔 이용 시설을 추가로 설치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시설 확장을 통해 가속 에너지를 1GeV(10억 전자볼트) 급으로 높여 펄스 중성자원, 입자물리 및 핵물리 연구시설 등으로 활용 분야를 넓혀갈 계획이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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