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준원 대전한국병원 소아청소년과장 |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에 비해 결핵환자가 많이 감소했으나 여전히 가장 중요한 전염병으로 2010년 이후에도 매해 3만5000 여명의 새로운 결핵환자가 신고돼 OECD 참여국가중 가장 높은 결핵 발생률을 보이며, 2000년 이후에도 매해 2500명의 내외의 사망자를 기록할 정도로 무서운 질병중 하나이다.
또 최근 우리나라 결핵 감염의 특징은 2009년 통계에 의하면 결핵 신환의 연령별 분포가 20대가 5722명으로 1차 정점을 이룬후 30~40대에 감소하고 고령층에서 다시 증가해 70대 이상이 7523명으로 2차 정점을 이루는 분포를 보인다는 것이다. 즉 청년층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결핵 발생 형태가 아직 후진국형으로 결핵관리가 잘 되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사실 지난 반세기 동안 결핵 퇴치를 위해 우리 보건당국은 많은 노력은 기울여 사망률 유병율은 상당히 감소했으나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아직 매우 높다.
보건당국은 그 원인으로 결핵의 잠복감염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많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잠복결핵감염이란 결핵균에 감염돼 체내에 소수의 살아있는 균이 존재하나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으며, 증상이 없고, 항산균 검사와 흉부 X선 검사에서 정상인 경우를 말한다. 이 잠복감염은 감염자의 심한 스트레스나 영양결핍 질병이 있어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 활동성 결핵으로 바뀌어 진짜 결핵환자가 되게 한다.
현재까지 투베르쿨린 반응 검사로 확인된 국내 결핵 감염률은 1985년 및 1995년 20~24세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결핵실태조사에서 각각 74.5%, 59.3%가 양성이었으나, 최근 시행된 연구에서는 15~20세의 고등학생이나 젊은 군인에서 약 20~30%의 검사 양성률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보건정책적으로 결핵잠복감염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 동안 잠복감염의 진단은 투베르쿨린 반응 검사 즉 보통 결핵 반응검사로 알아왔다. 매우 민감한 검사법이긴 하나 위양성률이 너무 높아 진단적 가치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와서 분자생물학의 발전으로 결핵균 특이 인터페론감마 분비검사(IGRA)가 개발돼 결핵균백신인 BCG접종에 의한 위양성율을 줄이고 진단적 가치가 높은 새로운 진단법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잠복결핵 진단 대상자는 최근 활동성결핵환자와의 접촉력이 있는 경우와 HIV감염, 신질환, 당뇨병 및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등 면역저하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이다,
소아의 경우 소아기 때의 잠복감염 후 노출기간이 길어서 향후 활동성 결핵으로 발전 할 확률이 성인에 비해 현저히 높으므로 결핵환자와 접촉한 소아의 경우 반드시 잠복결핵 검사를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특히 학교나 기숙사 등 집단생활을 하는 청소년의 경우 활동성 결핵환자 발견 시 직접 접촉한 모든 대상을 단위로 잠복결핵검사를 실시하는 것을 권장한다. 잠복결핵 진단 이후 치료는 장기간의 꾸준한 항결핵제 투여다.
결론적으로 2주 이상 지속적인 기침과 밤에 식은땀이 나면서 체중감소가 있는 경우 반드시 가까운 병, 의원에 가서 결핵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아직도 결핵은 우리나라에서 높은 유병률과 사망률을 차지하는 무서운 질병이고 대부분 증상이 없는 잠복결핵의 형태로 존재하며 최근 결핵환자와 접촉한 기왕력이 있는 경우 반드시 잠복결핵진단검사를 실시하여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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