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로 숨진 공주사대부고 2학년 학생의 빈 자리에 동료가 쓴 편지와 조화가 올려져있다.
공주=손인중 기자 dlswnd98@ |
해병대 캠프 사고발생 다음날인 19일, 피해학생들이 다니는 공주사대부고를 찾았다. 예기치 못한 소식에 학교는 한마디로 눈물바다였다.
태안 안면도 앞바다에서 발생했던 참담한 현장의 모습은 학교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울분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1학년과 3학년 학생들은 참담한 분위기속 예정된 종업식을 진행하지 못한 채 오전 9시 30분쯤 각자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건 현장에 함께했던 2학년생들은 오전 11시께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참았던 울분을 토해냈다. 몇몇 학생들은 자리에 주저앉아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하고 거듭해서 울기만 했다.
함께 캠프에 다녀온 박모군(17)은 “함께 농담하며 점심을 먹던 친구가 이제는 없어졌다”며 “캠프 전날 잠자리가 뒤숭숭하더니 결국은 눈앞에서 친구를 잃어버렸다”고 울먹였다.
이날 오후, 2학년 학생들마저 돌아간 학교 분위기는 마치 폐교와도 같았다. 실종된 학생들의 교실에는 책상위에 놓인 조화 바구니만이 초라하게 놓여 있었다. 이번 사건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한 학생들 대부분은 학교 내부에서도 성적과 인성이 높았던 것으로 전해져 아픔을 더했다.
사건발생과 관련, 공주사대부고 학생부장인 교사 A씨는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해 학교 내부에서도 비통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병대 캠프 사고에 따라 22일부터 진행될 방과후 학습 프로그램의 진행 여부도 불투명해 졌다.
학교측은 향후 사건의 진전 상황에 따라 방과후 학습 운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향후 공주교육지원청과 함께 참여학생들의 정신적인 충격의 치료 방안 등을 함께 강구해 나갈 방침이다.
공주사대부고는 그동안 국가 인재(人材) 배출의 산실로 명문고의 위상을 높여왔으나 이번 캠프는 여러가지 부주의에 따른 예정된 인재(人災)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번 해병대 체험에는 특수학생(장애) 1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열외없이 참가, 캠프참여의 자율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방승호 기자 bdzzak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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