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의원은 새누리당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된 뒤 역할론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당헌·당규 개정이 선거를 뒷받침하고, 국민의 뜻이 잘 담기도록 공천과 선거준비 등을 잘 정비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성 의원의 말처럼 당헌·당규 개정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천' 운운은 모범답안이긴 하나 선뜻 와 닿지는 않는다.
국민 눈높이와 무관하게, 그때그때 입맛대로 공천해온 것이 한국의 정치판 아니던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전의 판도만 놓고 보더라도 그러하다. 새누리당이 염홍철 현 시장을 공천하느냐 아니면 박성효 의원을 공천하느냐는 지역민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이들 두 사람 중 한 사람 또는 제 3의 인물이 공천될지 여부는 지역민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정치적 풍향계에 따라 결정될 것이 뻔하다. 지역의 발전과 비전을 실천하는 인물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는 정치판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는 성완종 의원이 맡고 있는 충남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시민단체가 제시한 '후보 선택 원칙과 기준'에는 기피해야 될 후보들의 면면이 담겨져 있다. 돈 선거, 과열·혼탁선거를 조장하는 후보를 피하며 철새후보나 부정부패 전력이 있는 후보를 기피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후보나 지속가능한 미래 비전이 없는 후보 등을 꼽았다.
내년도 6·4지방 선거에서 기피해야 될 후보의 성향이 어디 이것만 있겠는가. 포퓰리즘적 선심성 공약만 늘어놓는다거나 지역민의 의중은 아랑곳없이 정치권의 입김만 살피는 인물, 개인의 능력은 무시한 채 내 사람만 키우는 인물, 사사건건 독선과 파행만 일삼는 인물, 그리하여 임기 4년을 지역민에게는 인고(忍苦)의 세월로 만드는 인물이 바로 그들일 것이다. 제발 우리정치가 이런 인물은 이제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국민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정치'로 발전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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