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142개 초등학교의 40%에 가까운 54개교가 19일 방학에 돌입한다.
나머지 학교도 다소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이달 말부터 휴식기에 들어간다.
중·고교생도 비슷한 시기 일제히 방학한다. 초·중·고 방학기간은 수업 일수를 지키는 선에서 각 학교장이 재량으로 정하는 데 보통 30일 안팎이 일반적이다.
학업을 놓는다는 의미의 방학은 요즘 학생들에게는 '먼 나라' 얘기다.
오히려 학업에 더욱 고삐를 죄는 시기로 인식되고 있다.
수학능력시험을 100여 일 앞둔 고3은 그야말로 숨돌릴 틈이 없을 정도다.
18일 방학식을 갖는 대전고 3학년 학생들은 22일부터 보충수업을 시작한다. 보충수업은 다음달 14일까지 이어진다. 이 학교 개학은 같은달 19일로 실제 학생들의 '휴가'는 4일에 불과한 셈이다.
다른 일반고 3학년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다. 삼복더위에 오전부터 학교에 나와 오후까지 보충수업을 마치고 나면 심야까지 심화학습을 진행하는 곳도 부지기수다.
학생에 따라서는 없는 시간을 쪼개 학원에 다니기도 한다.
중학생들은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다. 학교에 따라 여름방학 때 보충수업을 하는 곳도 있고 하지 않는 곳도 있다. 보충수업이 없다고 해서 학생들이 학교에 전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외삼중의 경우 방학 기간에 2주가량 문학반 등 특기적성교육 5개 반을 운영한다. 영어 및 과학캠프, 체육교실 등은 별도로 운영한다.
저마다 '스펙 쌓기'에 눈코 뜰 새 없는 것이다.
초등학생 역시 스케줄이 만만치 않다. 지역 내 어학원 등을 통해 여름방학을 통째로 외국으로 영어연수를 떠나기도 한다.
연수기간은 본인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학생들은 보통 4주 이상을 선호한다.
동남아 등지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원어민과 24시간 생활하면서 집중적으로 영어 어학 실력 키우기에 나선다. 어학연수를 마치고 귀국하면 곧바로 개학이어서 여름방학 기간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갖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교육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이 아직까지 입시위주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방학 동안에도 학업부담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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