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첫마을에 거주하는 국무조정실 공무원 이모(42)씨는 세종시 주민으로서의 불편함을 이같이 밝혔다. 올해 초 서울에서 첫마을로 이사를 온 이씨는 “주위에서는 앞으로 2~3년은 지나야 어느정도 정주여건이 조성된다고 하는데, 마냥 기다릴 수도 없고, 답답한 마음이다”면서 “세종시에서도 다양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여건이 하루빨리 조성됐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세종청사 인근 지역 주민들이 각종 편의시설 부족으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수도권에서 이사를 온 공무원들은 아직 미완성 도시인 세종시에서 당분간은 '문화적 충격'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교육(학교)을 비롯해 병원, 문화적인 혜택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요인으로 인해 일부 공무원들은 세종시 이주를 꺼리고 있다. 수도권에 주소지를 두고 출퇴근을 하고 있어, 세종시 정착률도 저조한 상황이다.
실제, 최근 세종시와 정부세종청사 등 주요 공공기관 직원 8000여명을 대상으로 세종시 거주율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약 40%만이 세종시에 정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약 5000명은 대전과 수도권 등에서 출퇴근하고 있는 셈으로, 이들의 빠른 정착이 향후 안정적인 세종시 성장의 열쇠를 쥐고 있다.
세종시 관계자는 “세종시로 정부 부처가 이전하면서 정주여건 및 각종 편의시설 부족으로 적지 않은 민원이 쏟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각종 생활편의시설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청사 주변 아파트의 입주가 시작되면 불편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무조정실은 “상가분양 등의 지연으로 초기에 정착한 공무원들이 다소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세종시 이전 공무원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지원대책과 함께 현지 생활불편 개선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지난 4월 정부세종청사 내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전체 4973명 중 1713명(약 34%)이 세종시에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첫마을 거주자가 1181명으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는 조치원 등에 거주하고 있다.
교육과 의료, 문화, 관광, 상업유통 등 각종 인프라 확충 속도가 세종청사 공무원들의 이주 시기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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