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관에 부닥친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충청권 관정 협의체까지 출범시키며 협력과 공조를 모색했던 여야였지만, 폭로와 비방으로 얼룩지는 양상이다. 이같은 정치권의 대립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면서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한 기선 제압 차원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정작 지역민들의 지지를 얼마나 이끌어 내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은 정국 주도권을 수성하려면 '과학벨트 신속 추진'이라는 가시적인 결과물이 필요했으며, 민주당으로서는 주도권 확보를 위해 원안사수 촉구 등 강경 투쟁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새누리당은 지역 발전과 지지부진했던 엑스포 창조사업의 활로라는 점을 내세우며 과학벨트 수정안에 대해 대전 시민들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새누리당 행보는 지난 대선과 4·24 재보궐 선거를 통해 정국 주도권을 사수했지만, 충청권 최대 현안인 과학벨트 사업이 미진하면 내년 선거에서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시각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책임론까지 거론하는 민주당에게 선거에서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빌미를 내줘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당내에 형성되는 분위기다.
때문에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대응과 행동을 '선동정치'로 폄하하고, 과학계와 시민 등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순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새누리당은 2014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내년 지방선거 승리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이며, 지역에서의 잇단 현장 최고위원회 개최와 봉사활동 등을 통해 민심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과학벨트 원안만이 정도(正道)라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원안만을 고수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지역 현안에 대한 태도에 대한 반정부·여당 기류를 얻고자 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선거마다 충청권이 승부 분수령이 됐던 만큼 지역 최대 현안인 과학벨트를 원안대로 추진시키면 충청권 민심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민주당은 새누리당 여론조사를 '왜곡된 여론몰이'라고 지적하며 과학벨트를 정쟁화하지 말자는 새누리당 주장에 대해 '무책임한 처사'로 비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대선 패배와 안철수 신당 창당설에 여당을 견제하는 '제1야당' 이미지에 흠집을 입은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 지방 선거는 민주당에게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과학벨트 문제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내년 선거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중간고사 의미가 내재돼면서 여야 모두에게 중요한 시기”라면서 “지금부터 정국 주도권을 이뤄내지 못하면 인재 영입, 지지도 등 여러 분야에서 영향을 입는 만큼, 공방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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