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동안 지역을 대표하는 공연·전시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온 '연정국악문화회관'이 시설 노후화 등에 따라 380억원을 들여 2014년 말 둔산대공원 일대에 완공 예정이기 때문이다.
16일 지역 국악계에 따르면 '국악전용공연장' 착공과 함께 그동안 사용해온 '연정문화회관'이 아닌 새로운 이름으로 공모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국악인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국악전용공연장이 건립되면 시립연정국악원과 분리 운영돼야 한다는 주장과 30여년 넘게 사용해온 연정국악원의 명칭을 그대로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국악인들은 시민 세금으로 완공되는 국악전용공연장인 만큼 시립연정국악원은 국악단체로 상주하고, 공연장은 독립적으로 관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내 최초 국악 자연음을 감상하고 대전을 대표하는 공연장으로 공모를 통해 새로운 명칭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이유가 되고 있다.
국악계 한 인사는 “명칭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은 극장 자체도 연정이 관리하게 된다는 것 아니냐”며 꼬집었다.
반면, 명칭 공모는 '어불성설'이라는 의견과 함께 연정국악원 명칭 변경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일생동안 수집한 악기와 고서적 등 국악관련자료 2만여점을 시에 기증하며 기부 문화에 큰 꽃을 피운 연정 임윤수 선생의 뜻과 연정국악연주단의 취지에 맞게 '연정국악원'에 대한 명칭을 그대로 이어가야 한다는 게 연정 선생 유가족과 일부 국악인들의 설명이다.
이들은 우리나라 국악 발전의 초석을 다진 연정 선생의 이름을 제외한 새로운 명칭 공모는 어불성설이라는 의견도 함께 내놓았다.
연정 임윤수 선생의 유자녀인 임록주 호수돈여고 교장은 “가족으로서는 당연히 아버님이 일생동안 수집한 국악 자료를 기증해 지방정부 최초로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이 세워졌으니 명칭이 잘 이어지는 게 당연한 바람”이라며 “아무래도 명칭이 바뀌다 보면 시간이 흐른 뒤 연정이란 이름은 잊혀지지 않겠냐”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