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청사와 더불어 서울·과천·대전청사를 아우른 범정부적인 추진 과제라는 뜻이다. 또한 국회 분원이나 청와대 제2집무실과는 별도로 문제의식을 갖고 추진할 일이다. 각 부처에 영상회의 전담부서가 하루빨리 신설돼 실질적인 기능을 맡겨야 한다.
사실 지금까지는 이미 구축된 것조차 잘 활용하지 않고 생색내기에 그쳤다. 서울 출장 때문에 세종청사에 머무를 시간이 없다는 하소연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간판을 단 세종시 위상에 전혀 안 어울리는 얘기다. 한심하게도 각 부처 영상회의실이 문을 연 이래 활용도가 몇 회에 불과한 사례도 있다.
영상회의가 잘 안 되는 이유로 대면(對面) 중심 스킨십 등 업무 현실을 이유로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의지 부족인 경우가 더 많다. 기존의 영상회의 시스템 활용도를 보면 짐작하고 남음이 있다. 주요 간부용 PC에 설치된 웹캠은 장식품이 될 지경이다. 세종청사 공무원의 잦은 출장으로 몇 배 늘어난 예산 소요도 문제지만 업무공백이 대국민 서비스 품질 저하로 전이되는 게 더 문제다.
이를 해소하는 첫 단추는 목표로 잡은 '30% 이상 영상회의'부터 실현하는 것이다. 민원인까지 영상 업무 처리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려면 정부 영상회의가 우선 자리잡아야 한다. 영상회의의 기술적 장벽을 제거하면서 모든 기관에서 영상회의가 가능한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더 필요한 것은 디지털 행정문화 확산이다. '원격행정'에 대한 부정적 인식부터 버려야 할 것이다.
행정 비효율 극복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영상회의 활성화를 독려했고 정홍원 국무총리가 영상회의나 서면·영상보고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여건상 국회의원이 나서지 않으면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영상회의를 일차적으로 고려하도록 전자정부법 등 관련법 손질이 절실하다. 올 연말 정부부처가 세종청사로 추가 이전하기 전에 영상회의가 획기적으로 정착됐으면 한다. 행정 효율성이 높아야 유능한 정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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