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이석기 의원에게 제출한 '출연연 비정규직 정규직 방안(안)'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 대상자를 대폭축소하고 정규직전환에 따른 정부의 재정지원도 없는 등 자칫 비정규직 대량해고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2015년까지 비정규직을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발표와는 전혀 다른 결과이어서 앞으로 출연연 비정규직 문제는 현재보다 더 심각해 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이하 노조)는 미래부의 방안에 따르면 당초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과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비정규직을 정규직 전환 대상자로 삼아 정규직 전환 대상을 축소했다고 말했다.
또 비정규직 가운데에서도 연구인력(5월 기준 5383명)으로 한정해 대상자를 축소했으며, 더 나아가 이들 가운데 정규직 전환 대상자를 2013년 출연연 총예산 대비 출연금 비율 42%에 해당하는 2492명으로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되면 1만여 명에 달하는 출연연구소 비정규직 가운데 정규직 전환 대상자는 25%인 2493명에 불과, 정부의 방침과는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고 밝혔다.
정규직 축소 이외에도 미래부는 정규직 전환에 따른 추가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비정규직 해고를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정규직 전환 인건비 재원은 연구기관의 주요사업비와 수탁과제비 일부를 인건비로 전환할 계획이어서 재정 여건이 어려운 연구기관에서는 대폭 축소된 정규직 전환 대상자마저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미 일부 출연연구기관에서는 올 들어 기간이 만료된 비정규직 직원과는 재계약하지 않고 인력이 부족해도 신규 충원하지 않는 등 사실상 비정규직 해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관계자는 “미래부가 마련한 방침에 따르면 정부가 정규직 전환 대상자를 대폭축소하고, 재원은 각 연구기관에서 알아서 마련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라며 일방적인 비정규직 방안 철회를 요구했다.
권은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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