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든 사람 입장에서 이런 것을 자기 돈으로 고치자니 조금 억울한 생각이 든다. 집에 물이 새는 거야 집 주인이 고치는 것은 당연한 것 같은데 고쳐달라고 하자니 눈치도 보이고 또 장마철이라 급한 김에 그냥 자기 돈으로 고치는 경우다. 그러나 유리창 정도 깨지는 것은 사소한 것이니까 세사는 사람이 고쳐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이러한 경우 집주인의 책임이 어디까지일까? 원래 집주인, 즉 임대인은 임차인이 집을 아무런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줄 의무가 있는 것이다. 임차인으로부터 세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경우 모두 임대인이 고쳐주어야 하며 만약 임차인이 자기 비용으로 고쳤다면 임대인, 즉 집주인에게 비용의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법적으로는 이것을 필요비라고 한다. 그런데 세 들어갈 때에 흔히들 문제가 되는 것이 벽지와 장판의 교체문제다. 원칙적으로 임대인이 해 주어야 하지만 만약 세 들어갈 무렵 아직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벽지와 장판이라면 반드시 이를 새 것으로 바꾸어 줄 의무가 있다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임차인이 살다보니 불편하여 예전의 지저분한 화장실을 수세식으로 좋게 고쳤다면 그 비용은 누가 부담해야 할까? 사실 수세식이 아니더라도 화장실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라면 임차인이 마음대로 수세식으로 고쳤다고 해서 임대인에게 비용을 내 놓으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집을 좋게 만든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임대인으로서 이익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것을 유익비라고 하는데 이러한 경우 임차인이 나갈 때에 아직도 수세식 화장실로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경우라면 고칠 때 비용을 요구하거나 이로 인한 집 가치가 높아진 만큼의 가치(오래 사용하고도 고칠 때 비용 전부를 청구할 수 없을 것이다.)를 임대인에게 그 비용으로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임차인 실수로 집이 부서진 경우에 그 수리는 누가 해야 할까? 원래 임차인이 불편 없이 살 수 있도록 해 줄 의무가 임대인에게 있는 만큼 임대인이 수리는 해 주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파손책임은 임차인에게 있기 때문에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그 수리비용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러한 비용 상환 문제 때문에 임차보증금이 존재하는 것이다.
아파트나 공동주택을 빌려 사는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점이다. 아파트나 공동주택의 경우에 건물의 보존과 관리를 위한 필요한 비용을 장기수선충당금이라고 하여 관리비로 부과한다. 원래 이러한 비용은 아파트 소유자가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파트 임차인으로서는 계약기간이 종료되어 나갈 때에는 그동안 관리비로 납부했던 장기수선충당금에 대하여는 아파트주인으로부터 돌려받아야 하는 것이다. 주의를 요하는 점이다.(계속)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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