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티노익산에 의한 줄기세포의 분화과정에서 ASXL1단백질과 협력하는 히스톤 H2B의 탈 유비퀴틴효소인 BAP1단백질은 검문점 역할을 한다. |
음식 등에 있는 비타민A가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레티노익산은 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데 쓰이지만 작용기작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불완전한 분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검문점 역할을 하는 단백질 복합체를 규명'함에 따라 앞으로 줄기세포 분화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줄기세포는 어떤 조직세포로든 분화할 수 있는 세포로 줄기세포가 일단 분화를 시작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분화과정은 정확하게 조절돼야 한다. 줄기세포가 정확히 분화하도록 일종의 '점검과정'을 거친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난 것이다.
세종대 생명공학과 엄수종 교수와 이상왕 박사(제1저자)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과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등의 지원으로 수행돼, 연구결과는 셀 자매지 몰레큘라 셀(Molecular Cell)지 7월 11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줄기세포는 특정기능을 가진 세포로 한번 분화되면 다시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어 분화신호에 대한 세포의 정교한 대응기작이 필요하다.
세포분화과정에서 유비퀴틴이 DNA가 감겨 있는 골격인 히스톤 단백질에 결합하면서 DNA를 느슨하게 풀어줘 해당 부위의 유전자 발현이 촉진되는 것은 알았지만, 구체적인 기작은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줄기세포에서 히스톤 단백질(H2B)에 붙어 있는 유비퀴틴을 떼어내는데 관여하는 두 가지 단백질(BAP1 및 ASXL1)이 레티노익산 수용체와 복합체를 이루면서 완벽한 분화를 위한 검문점(checkpoint)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 줄기세포에서는 히스톤 단백질(H2B)에 붙은 유비퀴틴을 계속 떼어냄에 따라 염색질 구조가 단단하게 유지되면서 결과적으로 분화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 복합체가 줄기세포로 하여금 분화신호인 레티노익산이 들어와도 바로 다른 세포로 분화되지 않고 잠시 멈추도록 한다.
실제 레티노익산 노출 초기에는 이들 복합체로 인해 히스톤에 대한 유비퀴틴 결합이 저해되면서 염색질 구조가 풀리지 않아 분화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된다. 즉, 분화신호에도 분화를 잠시 지연시키는 것이다.
엄수종 교수는 “레티노익산에 의한 분화과정에서 ASXL1/BAP1이 분화 검문점으로 작용함을 알아낸 것으로, 향후 레티노익산에 의한 줄기세포의 분화와 후성유전학의 연관성에 대한 학문적 토대를 마련한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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