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홍(64·드림랜드 대표·사진) 대전빙상연맹 회장은 대전에서 '제2의 김연아'가 나오기 위해서는 학교 운동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빙상의 매력에 빠져 '한빛빙상클럽' 동호회에 가입해 회장으로 10여년 동안 스케이트와 인연을 맺었다.
빙상연맹 부회장을 거쳐 빙상연맹 회장을 맡아 활동해 온 양 회장은 대전 빙상계의 살아 있는 역사다.
대전 빙상 선수들이 전국대회에 출전, 타 시·도보다 열악한 환경을 이기고 끝까지 열심히 해서 성적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벅차다는 양 회장. 그는 대회장에 직접 찾아가 체면불구하고 소리를 지르며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한다.
이렇게 빙상에 대해 큰 애정을 가지고 있는 양 회장은 대전 빙상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다.
쇼트트랙, 스피드, 피겨 등 빙상 종목이 동계올림픽 효자 종목으로 감동을 안겨줬지만, 선수들이 연습할 수 있는 공간과 관심 등이 열악하다는 것이다.
양 회장은 “대전은 빙상장은 서구 남선체육공원 한 곳밖에 없어 선수들의 훈련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며 “더욱이 민간 위탁으로 운영되는 빙상장의 특성상 선수들의 학부모가 장소 임대료의 부담을 안고 있어 대전시와 구청의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으로 효자 노릇을 하는 대전 빙상 선수들을 위해 제2의 빙상장 건립이 절실하다”라며 “선수들을 위해 하루 1~2시간 정도의 훈련시간을 확보해 선수와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빙상과 특별한 인연이 있나.
▲어릴적 충북 보은 고향집 앞 논에서 겨울마다 빙상 스포츠를 즐긴게 지금까지 이어진 것 같다. 충남대 졸업 후 대전에 정착해 가족과 함께 빙상장을 많이 찾으면서 빙상을 즐기는 생활체육 동호인들과 친목이 형성됐다. 이후 한빛빙상클럽이라는 동호회도 만들고 10여년 동안 회장을 맡기도 했다. 운동을 좋아하고 빙상에 대한 애착이 생겨 지금 이 자리에까지 온 것 같다.
-현재 대전 빙상 수준은.
▲전국체전을 기준으로 16개 시ㆍ도 가운데 피겨는 4위, 쇼트트랙은 9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전에 빙상장이 한 곳밖에 없는 것을 생각하면 피겨는 타 시ㆍ도에 비해 대단한 성적을 내는 것이다. 피겨와 더불어 쇼트트랙도 대전 동계스포츠 성적을 올리는데 엄청난 역할을 하고 있다.
대전 피겨는 피겨 인구가 타 시·도보다 많고, 전국에서도 상당한 수준을 자랑한다. 하지만, 피겨도 풍요속에 빈곤이 있다. 피겨를 즐기는 인구는 많지만, 취미로 즐기는 것뿐이지 전문적으로 훈련하는 선수는 부족하다. 엘리트 선수가 늘어나야 하지만 부족한 실정이다. 피겨 인구가 꾸준히 늘어난다면 엘리트 인재도 많이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 대전에서 '제2의 김연아'가 탄생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대전 엘리트 빙상 발전을 위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전국 광역시 가운데 대전만 빙상장이 1곳뿐이다. 동계스포츠 발전을 위해선 빙상장이 적어도 1곳은 더 만들어져야 한다. 엘리트 선수들이 훈련하는데 부모들의 부담이 크다. 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선수들의 질 높은 훈련을 위해 무료로 빙상장을 개방해야 한다. 대전시나 5개 자치구의 지원으로 선수들에게 하루에 1~2시간 정도는 개방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현재 대전 초ㆍ중ㆍ고에 빙상부가 없는게 애석할 뿐이다. 중ㆍ고등학교에 빙상부를 만들어서 선수를 육성하고 대전을 대표할 수 있는 인재로 키운다면, 대전 빙상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팀이 없기 때문에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걸출한 재목이 나올 것이다.
-이번 임기동안 이루고 싶은 것은.
▲엘리트 선수 육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꼭 하고 싶은 일이다. 교육계에 빙상부가 만들어져서 선수 육성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후 빙상장 대관과 학부모들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 선수 육성과 훈련 문제를 해결한다면 대전 빙상이 활성화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영재 기자 young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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