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공원에서 만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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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공원에서 만난 사람들

[문화 초대석]김우영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승인 2013-07-14 13:32
  • 신문게재 2013-07-15 20면
  • 김우영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김우영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김우영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김우영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한여름 더위를 식힐 겸 서대전 시민공원을 산책했다. 공원 가장자리와 잔디, 나무, 꽃이 예쁘게 자란 공원을 천천히 산책하며 문득 영국의 낭만파 시인이요, 자연주의 시인으로 알려진 '월리엄 워즈워드'가 떠올랐다. 그는 영국의 중서부 서해안 '레이크디스 티릭스'라는 고향 마을 호숫가와 잘 다듬어진 공원을 거닐며 저 유명한 '초원의 빛'이란 시를 생산했다. 워즈워드 시인이 매일 그 시간에 공원을 산책하자 사람들은 산책하는 워즈워드를 보고 시간을 짐작했다고 한다.

현대인은 수영과 등산, 마라톤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운동을 하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쉽고 가벼운 운동은 산책이다. 산책 장소로 더없이 이상적인 곳은 마을공원이다. 푸른 나무에서 내뿜는 피톤치드라는 유익한 분비물은 우리의 건강을 돕는다. 또 해맑은 공기와 저만치 걸어오는 정다운 이웃의 미소를 볼 수 있다. 마치 어린아이 머리를 잘 다듬어놓은 것처럼 단정한 공원을 산책하고 있는데 어디서 윙~ 하고 기계음이 들렸다. “아니 이 조용한 공원에 웬 기계소리가 들릴까?” 생각하며 호기심에 소리나는 곳으로 가까이 가 보았다. 그러자 중년의 남자와 여자 몇이서 예취기를 등에 메고 더위에 땀을 흘리며 커다랗게 자란 풀을 깎고 있었다.

남자들은 예취기를 메고 나무를 자르고 여자들은 공원 가장자리 화단 위로 삐죽이 솟은 잡풀을 뽑고 그 사이 사이에 버려져있는 담배꽁초와 빈 캔을 주워내고 있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작업을 하고 있는 그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매일 공원을 돌며 이 고생을 하세요?”

“그럼요, 이 나무, 저 풀이 저절로 자라고 다듬어지는 것이 아니에요!”

“나무와 풀은 두 번째예요. 산책하는 분들이 이 화단 사이에 담배꽁초와 빈 캔만 안던져도 좋겠어요.”

“저 도로변 화단과 나무도 마찬가지예요. 봄철에는 농약을 주고 여름철 가물 때는 물도 주어야 살아요. 자연의 식물이 저절로 자라나는 게 아니에요!”

“아, 듣고 보니 그, 그러네요!”

구청 공원과 소속 직원들의 이야기를 더 듣기가 민망하여 그들을 뒤로하고 나오며 문득 '심순덕 시인'의 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시 구절이 생각났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中略)

정말이지 우리 대부분은 저 공원의 나무와 풀이 저절로 자라나 우리는 무심히 산책을 해도 되는줄 알고 있다. 저 길가 가로수와 아름다운 꽃들이 저절로 자라 나무가 되고 예쁜꽃이 피어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줄 알고 있었다.

이른 봄 묘포장에 파종하여 자라면 공원이나 길가에 옮겨 심어져 농약과 물을 주어 길러야만 나무답고 풀답고, 꽃다워 우리에게 아름다고 유익한 물질로 다가온다는 엄연한 자연의 이치를 우리는 얼마나 알고 고마워 할까? 마을별로 있는 공원의 가로수와 예쁜꽃을 다듬는 자치단체 관련 공무원들과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작업하는 분들의 고마움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여기에 생각이 머물자 스스로 부끄러워진다. 평생 자연만을 그리며 구름따라 유럽을 방랑하며 시를 썼던 저 독일의 유명한 시인 '괴테'가 한 말이 생각난다. “자연은 농담하지 않는다. 자연은 늘 진실하고, 늘 진지하며, 늘 엄격하다. 자연은 언제나 옳고, 언제나 잘못과 실수를 범하는 것은 사람이다. 자연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경멸하며 오직 정당하고 순수하며 진실한 사람에게만 자연은 자신의 비밀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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