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종국 서예가·전 대전시의회 의장 |
그 사람의 개성이나 인간성이 결국 그 사람의 현실과 그 사람의 장래까지도 좌우한다는 뜻이다. 가령, 원만하고 침착한 사람은 그가 처리하는 일도 원만하고 차근차근하게 해나가는가 하면, 까다롭고 성급한 사람은 내내 하는 일도 우여곡절이 많고 일이 끝난 뒤에도 하자가 따르게 마련이다.
서양에서도 햄릿형은 우유부단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대명사로, 돈키호테 형은 좌충우돌하고 변덕이 심한 외향적인 성격의 상징으로 나누고 있다.
그 두 성격이 갖는 인간의 운명이나 장래까지도 판이하게 다름은 더 말한 나위가 없다. 하긴 사람의 얼굴이 다 다르듯이 사람의 성격이 다른 것은 어떤 의미에선 다행스럽고 재미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야 서로 남과 어울려 조화를 이루고 재미있게 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 세상에는 총상(總相)의 통일된 아름다움이나 획일적인 이미지도 필요하지만, 그만 못지않게 별상(別相)의 개별적인 아름다움이나 조화도 꼭 필요한 것이다. 한 가지 꽃만 군생(群生)하는 모습도 장관이지만 여러 가지 모습의 여러 가지 색깔을 띤 많은 꽃들의 다양한 모습도 얼마나 아름답고 아기자기한가.
꽃이 그러할진대 사람의 성격 또한 각양각색인 것은 그대로 자연의 섭리인지도 모른다. 따라서 서로 대조적인 사람끼리, 혹은 유사한 사람끼리 서로 어울려 조화를 이루며 사는 사회야말로 자연의 아름다운 꽃밭이나 숲속 못지않게 신비로운 것이다.
그런데 같은 성격이라고 하더라도 유달리 모진 사람 혹은 모난 사람은 개성이 있다기보다는 뭔가 문제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사람이 너무 잔인하거나 표독스러운 것은 일종의 정신질환에 가까운 환자인 셈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툭하면 화를 내고 앙심을 품고 사건 사고를 저지르는 등 제 성질을 제가 못 이겨서 노발대발할 리가 있겠는가.
원래 모난 사람은 열등아이기 쉽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뭔가 열등감을 가지고 불만과 불안 속에서 살아왔기에 나이가 든 뒤에도 남을 미워하고 공연히 성깔을 부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린시절부터 만들어진 성격이 나이가 들어서도 위기상황에 나오기 마련이다.
우리 속담에 '모난 사람 옆에 있으면 벼락 맞기 쉽다'는 것도 모난 사람이 자신의 주변에 아무 도움을 못주는 대신 오히려 큰 손해나 상처를 입히기 쉽다는 사례를 지적한 것이다.
매사에 자신이 있고 떳떳하여 스스로 부끄러울 게 없는 사람은 누가 화 좀 내보라고 해도 결코 화를 낼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속에든 것이 없고 자신의 역량이나 경륜도 없어서 앞으로 무슨 일을 제대로 끌고 나갈만한 힘이 없는 사람일수록 성깔만 못쓰게 길들어서 툭하면 화를 내고 안절부절 못하는 예를 얼마든지 볼 수 있다.
인장지덕(人長之德)이요, 목장지패(木長之敗)란 말이 있다. 사람은 훌륭한 사람 밑에 있으면 덕을 보고 나무는 큰 나무 밑에 있으면 작은 나무가 살 수 없다는 자연의 이치에 따라 우리는 모진 사람이 아닌 덕 있는 사람이래야 딴 사람에게도 큰 덕을 베풀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명심보감의 자기 다스리는 글처럼 복은 검소함에서 생긴다. 덕은 겸양에서 도는 고요하고 편안함에서 근심은 욕심이 많음에서 허물은 경솔과 게으름에서 죄는 어질지 못함에서 분명 생긴다 했다.
아무리 모진 사람도 자기가 모진사람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고 깊이 반성하며 자기 스스로 덕을 갖추기 위한 꾸준히 마음으로 수양하고 노력하는 자만이 덕목을 지닌 새로운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미덕이 필요한 때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